한국은행 총재 국감서 답변
“실질금리 다소 높은 수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리 인하 실기론과 관련, “7월부터 금리 인하를 고민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가 너무 빨리 증가해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기 위해 쉬었다가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 연기로 대출 폭증세를 초래했다는 비판에 대해 “당시만 해도 가계부채 증가가 데이터상으로 크게 나타나지 않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이 중요했다”며 “결론적으로 7∼8월에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정책 혼선과 관련, “F4(거시경제금융수장모임) 회의에서 같이 논의했기 때문에 저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 5월부터 선제적 금리 인하를 주장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대해서도 “KDI처럼 (금리 인하로) 성장률만 올리는 게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좋은 것인지, 경기와 금융안정 중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자영업자 가계부채가 지금 많이 쌓인 것이 저금리 때문인 만큼 구조적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며 “한은은 금융안정과 가계부채를 늘린 구조적 원인도 없애가면서 (추가 인하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KDI와 시각이 다르다”고 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따른 내수 부양 효과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 차례 어떤 속도로 (금리 조정을) 하느냐에 따라 내수 진작 효과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숫자를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 실질금리는 중립금리 상단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