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립수산과학원 등 수산당국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경남 거제시 하청면의 양식장에서 굴 폐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도청 제공

경남 굴 양식장 25% 폐사신고
거제 401㏊ 최다… 통영·고성 순
어류양식장 피해신고액 594억

오징어 어획량 4년새 2만t 뚝
올 대형어선 74척 감척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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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박영수·울진=박천학·강릉=이성현·부산=이승륜 기자

지난여름 최악의 고수온으로 인해 수확기에 접어든 굴 양식장은 물론 오징어잡이와 대형기선저인망까지 큰 피해를 입는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14일 경남도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올여름 고수온 등 이상 해황의 영향으로 경남 남해안 굴 양식장 3232㏊ 중 25%(809㏊·537어가)가 피해를 봤다고 신고됐다. 피해신고 굴 양식장은 거제가 401㏊로 가장 많고 통영 203㏊, 고성 192㏊, 남해 11㏊ 등이다. 이들 굴 양식장 전체 피해 금액은 14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영·고성 해역에서 굴 양식(15㏊)을 하는 류창훈(57) 씨는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양식장 줄을 올려보니 한 줄에 90% 이상 죽은 것이 많았다”며 “우리 어장에만 전체적으로 40~50% 정도 피해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 굴 생산량은 지난해 24만t으로 전국 생산량(31만t)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홍합도 주산지인 창원에서 107㏊가 피해를 봤다. 굴·홍합 폐사 원인은 고수온에 빈산소수괴(산소 부족 물덩어리)까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빈산소수괴는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표층 수온이 올라가면 표층에서 저층으로 산소 공급이 단절되면서 주로 발생한다. 수산당국은 이달 말쯤 폐사 원인 조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조사가 진행 중인 굴·홍합 피해신고액(148억 원)을 제외하고도 올해 경남 어류 양식장 고수온 피해신고액은 594억 원(경남도 추정)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남 해역은 지난 8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무려 62일간 고수온 특보가 유지됐으며 이 기간 바다 수온은 30도를 넘기도 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 어획량도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오징어 생산량은 2020년 2만1768t이었으나 지난해 2737t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 8월 말까지도 1837t이 잡혔을 뿐이다. 강원도 오징어 어획량도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60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43t)의 58%, 최근 3년 평균(2493t) 어획량의 24% 수준이다. 이 때문에 경북지역에서는 채낚기 어선 감척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갈치·삼치·조기 등 대중성 어종을 잡는 부산지역 대형기선저인망도 고수온 파고를 맞고 있다. 성어기인 올해 7월부터 9월까지의 오징어와 삼치 어획량은 각각 1561t, 1451t으로 전년 대비 76%, 54%씩 감소했다. 어획량 감소에 따라 감척 희망 어선 수는 지난해 15척에서 올해 74척으로 크게 늘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관계자는 “수온 변화에 따른 서식지 변화 상황을 고려해 어장지도를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