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여사 공적지위 없어… 라인 존재하면 안돼”

대통령실 인적쇄신 연일 요구
재보선·尹독대 앞두고 승부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이른바 ‘한남동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 필요성을 재차 요구했다. 10·16 재·보궐선거에서 텃밭인 부산 금정구청장 승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선 한 대표의 발언을 두고 금정구청장 보선 패배 시 본인을 향한 책임론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석을 깔아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인적 쇄신 발언 관련 김 여사 라인을 말한 것이냐’는 질문에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김 여사 라인의 존재를) 국민들이 기정사실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정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라인은 존재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김 여사 주변 인사 쇄신 필요성 발언이 재·보선 패배 시 대통령실의 문제로 끌고 가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전선을 형성해야 하는데, 한 대표는 내부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 대표는 “탄핵에 앞장선 분이 이런 마케팅을 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다음 주 초에 만나기로 했지만 의제, 형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를 계속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어 독대가 무산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으나 일단 선거를 앞두고 파국은 피하는 모양새다. 다만 대통령실이 독대가 아닌 ‘면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재·보선 결과에 따라서는 두 사람 회동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정선·손기은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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