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세인트존스대학 튜터 초청 ‘춘천시 청소년 영어 세미나’모습. 한림대 제공

춘천시, 미국 세인트존스대학 GB 프로그램 도입
고교생 대상 고전 영어로 읽고 토론 ‘세미나’ 인기


춘천=이성현 기자



"고전을 읽고 영어로 토론하니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한림대학교 인문대 2관 강의실에서는 춘천 지역 고등학생 15명이 참여한 가운데 미국 세인트존스대학 튜터와 함께하는 ‘그레이트북스(GB) 춘천시 청소년 영어 세미나’가 열렸다. 이재훈(강원고 1년) 학생은 "오늘이 두 번째 세미나 참석인데 영어로 된 책을 읽고 토론도 하다 보니 영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강원 춘천시와 춘천시민장학재단이 주최한 세인트존스대학 튜터 초청 ‘춘천시 청소년 영어 세미나’가 지역 사회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춘천시 교육발전특구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춘천 GB 프로그램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위대한 책들을 가르치는 학교’(Great Books School)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세인트존스대학의 그레이트북스 프로그램을 국내 실정과 다양한 교육 현장에 맞게 적용해 춘천시 교육의 새로운 방법과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인트존스대학은 학부에 별도의 전공 과정이나 학과를 두지 않고 전교생 모두가 15명 내외의 소규모로 구성된 세미나 수업을 통해 4년 동안 고전 100권을 읽고 토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 세미나는 세인트존스대학 튜터인 루이스 페트리치(Louis Petrich) 교수와 한림대 박미경 영어교육센터장의 공동지도 아래 ‘플루타르크 영웅전’ 중 ‘리쿠르고스’를 다뤘다. 학생들은 지도 교수의 질문에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얘기하며 진지하게 토론에 참여했다.

한 교수는 "암기 위주 입시 교육으로 인해 학생들의 문해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사고력과 문해력을 높이는 등 AI(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것을 고민하고 융복합 사고 능력을 키우기 위해 GB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14일과 21일에는 페트리치 교수와 한 교수의 공동지도 아래 세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비극 작품 ‘햄릿’에 대한 심도 있는 토의를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의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20세기 초반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시인 예이츠의 시 2편을 엄선해 토의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오는 18~19일에는 GB 교육을 도입해 운영 중인 한림대와 강원대 교수들이 춘천시와 춘천교육지원청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 교사들을 대상으로 GB 프로그램 내용을 소개하고 토의식 교수 학습법 교육 네트워크를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춘천시는 한림대, 강원대 등 지역 대학과 함께 지난 5월 춘천시립도서관에서 세인트존스대학과 함께하는 ‘춘천시 그레이트북스 시범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어 육동한 춘천시장과 노라 뎀라이트너 세인트존스대학 총장 간에 교육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업무협약을 통해 상호 인적교류 및 교육프로그램 공동 개발·운영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