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뉴시스

북한의 기아(饑餓) 수준이 세계 127개국 중 10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란 분석이 나왔다.

12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아일랜드의 인도주의 단체 ‘컨선 월드와이드’와 독일 단체 ‘세계기아원조’가 공동으로 지난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4 세계 기아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은 118위로 평가됐다. 소말리아, 예멘, 차드, 콩고 민주공화국, 라이베리아 등 장기 내전을 겪어온 나라들과 큰 차이가 없는 순위였다.

올해 북한의 기아 지수는 31.4점으로 ‘심각’ 단계로 분류됐다. 지난해 27.8점보다 더 나빠졌다. 지난 2000년 43.7점까지 치솟았던 북한의 기아 지수는 2008년 30.5점, 2016년 26.2점 등으로 개선되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악화하고 있다.

순위로 보면 2021년 116개국 중 21번째, 2022년 121개국 중 24번째, 지난해 125개국 중 20번째에서 올해는 10번째로 기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 기아 지수는 각국의 전체 인구 대비 영양부족 비율과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 저체중과 발육부진 비율 등을 종합해 1점에서 100점까지 점수를 매겨 산출한다. 50점 이상은 ‘극히 위험’, 35∼49.9점은 ‘위험’, 20∼34.9점은 ‘심각’, 10∼19.9점 사이는 ‘보통’, 10점 미만은 ‘낮음’으로 분류된다. 이번 보고서에서 상황이 가장 열악한 국가는 44.1점으로 ‘위험’에 속한 소말리아였고 예멘과 차드, 마다가스카르가 뒤를 이었다.

특히 북한은 2021∼2023년 사이 전체 주민 중 영양 부족 인구 비율이 53.5%를 기록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영양부족을 겪고 있는 나라는 북한과 소말리아와 아이티 등 3개국뿐이었다.

또 북한의 5세 미만 아동 저성장 비율은 16.8%, 저체중 아동 비율은 6.4%, 5세 이하 아동 사망률은 1.7%를 기록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