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애플 신제품 아이폰16 시리즈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국내 제조사는 GPS·와이파이 정보 제공
김상욱 "법 개정, 국내사업 철수까지 추진"
경찰·소방 등은 긴급구조 상황이 발생하면 통신사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와이파이 위치정보를 요청하는데, 애플의 비협조 탓에 구조 활동에 어려움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11일 제기됐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청과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긴급상황 발생 시 긴급구조 기관은 관련 법에 따라 통신 3사에 기지국·GPS·와이파이 위치정보를 요청해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시장점유율이 삼성 다음으로 높은 애플 아이폰 이용자의 경우, 애플 내부 정책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GPS와 와이파이 위치정보는 받지 못하고 기지국을 통해 수집된 정보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을 이용해 긴급통화를 했을 때는 애플 자체 위치 측위를 통해 확인한 GPS 정보가 제공되지만, 아이폰 이용자를 찾고자 할 때는 기지국 정보만 제공된다.

이 때문에 긴급 구조기관은 아이폰 이용자의 위급 상황 시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방통위가 2016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긴급구조 위치정보 품질측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GPS 방식의 위치정보는 11.3m, 와이파이는 20.1m로 비교적 정확도가 높았지만, 기지국은 52.3m로 정확도가 낮았다.

방통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긴급구조기관, 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연구기관 등이 참여한 ‘긴급구조 위치정보 품질협의체’를 2020년 이후 총 22여 차례 운영하며 외산 단말기 제조사에 GPS와 와이파이 위치정보 제공을 요청했지만, 애플 등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국내 유일한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기지국 정보는 물론 GPS, 와이파이 방식 모두를 사용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약 25%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가진 애플이 긴급상황에 위치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긴급구조 활동을 방해하는 행태"라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대기업의 횡포를 지속한다면 관련법을 개정해 법적으로 강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필요하다면 국내 사업 철수까지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