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교보문고 1위
독자들 아침부터 ‘오픈런’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찾는 독자가 폭증하면서 서점가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도 그의 작품 주문량이 많게는 3000배 이상 늘며 주요 대형 서점의 서버가 다운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11일 예스24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 전날과 대비해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784배, ‘채식주의자’는 696배, ‘작별하지 않는다’는 3422배 등으로 판매량이 폭증했다. 같은 날 오전 교보문고 실시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도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1위를 차지했다. 2위 ‘소년이 온다’, 3위 ‘작별하지 않는다’, 4위 ‘희랍어 시간’, 5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6위 ‘흰’, 7위 ‘채식주의자’(개정판), 8위 ‘디 에센셜’ 그리고 ‘소년이 온다(특별판)’까지 말 그대로 싹쓸이 현상을 나타냈다. 일본의 주요 서점도 매장 내부에 노벨상 특설 코너를 마련하면서 들뜬 분위기를 보였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 발간한 하쿠스이샤(白水社)는 즉시 증쇄를 결정했다고 이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같은 날 오전 오프라인 서점가에도 한강의 수상 소식을 접한 독자들의 발길이 몰렸다.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개장 전부터 그의 작품을 찾는 손님의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 작가의 작품은 이미 전날 밤 매진된 상황이었고, 이날 오전 10시쯤 수백 권의 책이 새로 들어와 독자들을 만났다. 줄 앞에 서 있던 천정금(48) 씨는 “책이 리얼하고 좋기도 한데 상까지 받았으니까 의미 있지 않을까 해서 왔다”고 말했다. ‘소년이 온다’를 사러 왔다는 직장인 이진희(31) 씨도 “한국어는 번역이 힘들어서 노벨상을 받기 어렵다고 했는데, 이번에 받은 걸 보고 놀라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학원생 박다슬(23) 씨는 “채식주의자는 난해해서 중간에 포기했는데,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사러 왔다”고 말했다.

서종민·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