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서보 화백의 ‘뉴스페이퍼 묘법’으로 완성된 신작. 내달 뉴욕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박동미 기자

박서보(1931~2023) 화백이 마지막까지 혼신을 기울여 완성했으나 아직 알려진 바 없는 새 묘법(Ecriture·描法)과, 이 묘법으로 작업한 작품들이 내달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몬지에 자리한 대형 갤러리 화이트큐브는 이 갤러리 수장고에서 박 화백의 신작 중 한 점을 공개했고, 이를 ‘뉴스페이퍼(신문)묘법’이라고 밝혔다. 박서보 ‘최후의 묘법’인 셈이다.

박 화백이 2022년 서울에서 제작한 이 작품은 높이 65.2cm, 가로 53.2cm로, 흰색 물감이 흩뿌려진 듯 칠해져 있는 형태다. 그 사이로 흐릿하게 프랑스 신문의 일부분이 조금씩 보인다. 화이트큐브에 따르면 이는 프로방스 지역 일간지 ‘르 쁘띠 프로방스’로, 1970년대에 발간됐다. 1970년대는 박 화백이 묘법 시리즈를 본격화한 시기다. 갤러리 관계자는 ‘뉴스페이퍼 묘법’에 사용된 신문 대부분이 1970년대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작품 후면부의 서명과 아내 윤명숙 여사를 향한 사랑을 전한 글귀. 박동미 기자

작품 후면부에서 박 화백의 서명과 함께 쓰인 글귀에서는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박 화백은 이 작품에 쓰인 신문에 대해 "나의 사랑하는 아내 尹明淑(윤명숙)이 태어난 날에 발간된 신문이다"라는 문구를 한글과 영어로 직접 기록했다.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인 박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 연작 등을 선보이며 단색화 거장으로 불렸다. 또, 현대미술 중심지 영국의 대표 갤러리인 화이트큐브의 유일한 한국 전속 작가였다. 올해 여름 새로운 묘법과 함께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0월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박 화백의 신작들은 내달 7일부터 뉴욕 메디슨 애비뉴에 위치한 화이트큐브 뉴욕에서 선보인다.

런던 글·사진=박동미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화이트큐브 관계자가 박서보 화백 신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동미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화이트큐브 관계자가 박서보 화백의 신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