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尹, 싱가포르 의장대 사열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싱가포르 의회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尹, 싱가포르와 첫 ‘공급망 협정’

싱가포르, 120여國 항구와 연결
중동 전쟁에도 안정적 활로 기대
LNG 등 협력으로 경제안보 강화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맺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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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세계 최초로 체결한 ‘공급망 협력협정(SCPA)’은 교통·물류 세계적 허브인 싱가포르와의 공급망 관계를 ‘물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로선 중동 정세 격화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는 국면에서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양 정상은 수교 50주년을 맞는 내년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웡 총리는 이날 오전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공급망 협력협정 계약을 포함한 총 6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아시아의 발전과 번영을 선도해온 싱가포르와 한국은 이제 AI, 디지털, 녹색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미래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오늘 웡 총리님과 저는 양국의 우호, 협력을 더욱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SCPA를 체결해 양국 간 공급망 연대를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한국, 싱가포르는 미국 주도로 14개국이 참여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협정 등 다자 간 협정을 토대로 공급망 연대를 구축해왔다. 그러다 최근 이란·이스라엘 전운 고조 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자 공급망 연대 수준을 한층 높인 것이다. 수출 중심 국가인 우리로선 물동량 세계 2위인 싱가포르와 물류 동맹을 구축해 공급망 위기 상황을 큰 폭으로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양국은 평시에는 공급망 복원력 증진을 위한 물류 개선, 위기 대응 모의훈련 등을 진행하는 한편 공급망 위기 문제가 발생하면 양국 고위급 실무진이 즉각 만나 대응하기로 했다. 싱가포르항은 전 세계 120여 개국과 600여 개 항구를 잇는 글로벌 허브로 손꼽히는 만큼 양국 협력이 위기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언론 브리핑에서 “공급망 위기대응 시기 상호가 신속히 통보하고 공급망 교란이 발생하면 5일 내 긴급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 같은 경제 안보 연대의 일환으로 LNG 관련 협력 MOU도 체결했다. 양국은 LNG 재고 물량 스와프(교환)와 LNG 공동 구매, 정보교환 등을 추진하고, 추후 바이오·에너지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전략물자 공급망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양 정상은 아울러 AI, 첨단 제조, 미래 차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현지 스타트업 지원·육성과 인적 교류 확대에도 나선다. 한편 수교 50주년을 맞는 내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AI를 포함한 첨단 기술과 스타트업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