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규칙 개정땐 헌법소원’
여권 ‘특검임명 미루기’ 거론도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한 상설특검 추진에 대해 “이재명 대표 1심 선고 이후를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특검 추천에서 여당을 배제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특검법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 대표 1심 선고가 나는 11월 25일 이후 정략적 공세를 벌이려는 의도”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김 여사에 대한 야당의 특검 공세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왔지만, 거부권 행사 대상이 아닌 상설특검에 대해선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야당의 상설특검 추진을) 저항할 방법이 없다”면서도 “야당이 사실상 수사를 벌이겠다는 것으로 반헌법적 법안”이라고 했다. 상설특검은 별도의 특검법을 만드는 과정 없이 곧장 특검을 가동할 수 있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여권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야당 주도로 개정하는 국회규칙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이를 빌미로 윤 대통령이 특검 임명 절차를 미루는 방식도 거론된다. 대통령이 헌법소원 중인 상설특검과 관련한 임명절차를 진행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여당도 민주당의 상설특검 추진에 대해 “꼼수 특검” “특검 폭주”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다시 발의하고 국회규칙 개정이란 꼼수를 동원해 상설특검까지 추진한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특검 추천에서 여당을 배제한다는 것은 특검 추천위원의 정치적·직무상 독립을 명시해온 상설특검법 취지를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수사권·기소권을 독점하고 특검 수사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