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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91 → 올 상반기 705건
임신중지 의약품 법제화 필요

올해 들어 7월까지 인공임신중절유도제(유산유도제)의 온라인 불법판매가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낙태죄가 폐지됐지만 이후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합법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면서다. 유산유도제는 금전적 문제로 수술을 받기 어렵거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미성년자들에게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임신중지 의약품에 대한 공식적인 경로 확보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현황’에 따르면 유산유도제 불법거래 적발 건수는 2022년 606건에서 지난해 491건으로 감소했다가 올해(7월 기준) 705건으로 증가했다. 상반기 만에 전년 대비 44% 증가한 것이다. 전체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적발 건수가 2022년 2만2262건, 지난해 1만9221건, 올해 1만342건으로 감소 추세인 것과 대비된다.

유산유도제의 성분은 크게 미소프로스톨과 미페프리스톤으로 나뉜다. 이 중 ‘미프진’으로 알려진 미페프리스톤은 전 세계 95개국에서 합법적으로 쓰이지만 국내에선 식약처가 정식 승인하지 않아 관련 처방과 유통이 모두 불법이다. 미소프로스톨 또한 소화성 궤양 치료제로만 승인돼 있다. 하지만 금전적 이유 등으로 수술을 받기 어려운 산모나 미성년자의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면서 불법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한 SNS에 미프진을 검색하니 30만~40만 원대에 판매·양도한다는 글(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암암리에 거래되는 탓에 가짜 약이나 불순물 등이 섞인 모조 약이 판매돼도 구매자는 이를 알 수 없고, 정확한 복용 방법에 대한 숙지도 어려운 실정이다.

남 의원은 “불법유통에 대한 단속은 비공식 유통시장만 키울 뿐”이라며 “임신중지 의약품의 합법화 등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