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달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임금체불 근절대책,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과거 임금체불로 벌금형을 11번이나 선고 받고도 또 1억6000만원 어치 임금을 주지 않고 도피한 60대 사업주가 구속됐다.

2일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따르면, 건설업자 A(69)씨는 전날(1일) 근로자 43명의 임금 약 1억6000만원을 체불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경기도 일대에서 빌라 신축공사를 하면서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 받고도 일용 근로자들의 임금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공사대금은 채무변제와 가족 생활비 등에 썼고 근로자들이 체불 임금 지급을 요청하자 무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일정한 거주지 없이 모텔 등에서 생활하며 도피 행각을 이어왔다.

고용부 안산지청은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전국에 수배조치했다.

특히 A씨가 도피생활 중 건설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건설현장 근로내역을 끈질기게 추적했다. 그러던 중 A씨가 인천의 한 공사 현장에서 일용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달 30일 공사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를 상대로 접수된 임금체불 신고는 76건에 달하며, A씨의 벌금형 전력도 11번에 달했다. 고용부 안산지청은 A씨가 수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범죄행태와 도피 전력을 고려할 때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경환 고용부 안산지청장은 "임금체불은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를 곤란하게 하고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저하시켜 일상생활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민생범죄"라며 "악의적이고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사업주는 끝까지 추적해 구속하는 등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