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텔레그램과 첫 대면 실무협의
경찰 공조 대화채널 개설도 요청
핫라인 구축 한달간 148건 삭제

“사회적 책무 수행 환경 만들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의 온상지로 꼽힌 텔레그램 측과 첫 대면 실무 협의를 갖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하게 대응하는 한편 한국 경찰과 텔레그램 간 대화 채널 개설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류희림(사진) 방심위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 내 방심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오후 열린 첫 대면 실무 협의에서 텔레그램 측이 ‘딥페이크 성범죄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한국의 상황을 깊이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두 차례에 걸친 대면 실무 협의를 통해 △디지털성범죄 외에도 음란·성매매, 마약, 도박 등 불법 정보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협력하고 △불법성 판단 등 심의에 대한 전속 권한을 가진 방심위의 요청 시 적극 수용해 플랫폼 내 불법정보를 조치하겠다는 텔레그램의 약속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딥페이크를 비롯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 정보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대응을 위해 경찰, 방송통신위원회와도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텔레그램과 경찰의 소통 창구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류 위원장은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청·방통위와 전향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면서 “아울러 경찰과의 실무 협의를 위한 대화채널 개설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램은 향후 기존 방심위와 구축된 핫라인 외에도 전담 직원과 상시 연락이 가능한 별도의 핫라인을 개설하고, 실무자 협의를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 지속적인 업무협력을 강화한다. 방심위는 텔레그램과의 실질적인 업무협력을 이끌어 낸 이번 1차 회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를 계기로 앞으로 텔레그램 내 불법 유해 정보들이 신속하게 차단·삭제 조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류 위원장은 “두 차례의 회의에서 한국의 사용자들이 더 안전하고 건전하게 텔레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텔레그램 측에 다시 한 번 요청했다”면서 “향후 방심위는 국제 공조를 강화해 텔레그램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의 국내법 준수를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등 한국 내에서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동수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국장은 지난 3일 텔레그램과 핫라인을 개설한 후 매일같이 전자 심의를 통해 25일까지 총 148건의 디지털 성범죄 정보에 대한 삭제를 요청했고 텔레그램이 100%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텔레그램은 2024년 기준 월 활성 사용자가 9억 명에 이르는 거대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2019∼2020년 ‘N번방 성 착취물 제작 및 유포 사건’을 비롯해 최근 ‘서울대 N번방 사건’이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불거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28일부터 7개월 동안 딥페이크 성범죄 특별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