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가을비가 내려 최고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진 지난 20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관광객이 해변을 거닐고 있다. 이승륜 기자

■ 해수부, 내달 8일 연장운영 논의

9월 폭염에 추석까지 인파 몰려
대천, 폐장후에도 220만명 방문

안전 요원 배치 예산 추가 등
지자체·관련 기관 합의 필요

부산=이승륜·보령=김창희·고성=이성현 기자

길어진 무더위에 해수욕장 운영 기간을 전통적 피서철인 7∼8월을 넘어 9월까지 연장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내달 초 지방자치단체들과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일부 지자체는 이미 해수욕장 연장 운영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24일 해수부에 따르면 해수부는 다음 달 8일 ‘해수욕장 비개장 기간 편의시설 개방 및 안전관리·개장 기간 연장 방안’을 해수욕장 운영 10개 광역지자체와 논의한다. 14년 만에 전국에 ‘9월 폭염경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9월에도 해수욕객들이 찾아오는 만큼 개장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지역민과 상인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충남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은 폐장 이후 한 달 동안 이용객이 각각 220만 명, 30만 명으로 전년보다 9%, 58%씩 늘었다. 추석 연휴 때 역대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부산 바닷가 역시 마찬가지다.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 편의점 업주는 “연휴 때 보행로를 오가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며 “내년엔 9월까지 해수욕장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 고성군은 내년 6월 열릴 기초지자체 운영협의회에서 해수욕장 운영 기간 연장 의사를 묻는 수요조사를 하기로 했다. 올해 고성군은 지역 내 30개 해수욕장을 8월 18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가 봉포해수욕장은 같은 달 25일, 아야진·천진 해수욕장은 31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늦더위에 해수욕장에 사람이 몰리고 주민 요구도 있어서 폐장 날짜를 늦췄다”며 “내년에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9월 운영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구도 내년 해운대·송정해수욕장 운영 기간을 9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수욕장 운영 기간은 주민이 참여하는 기초지자체 운영협의회에서 정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안전요원 운영에 추가 예산이 필요하고, 해양경찰 소방 군부대 등과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단독으로 해수욕장 운영 기간을 늘리는 것은 어렵다. 고성군에서 올해 일부 해수욕장만 폐장 시점을 늦췄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부산 수영구 관계자도 “관련 기관 인력 운용과 연계돼 있어서 구 단독으로 밀어붙이기 쉽지 않다”고 했다. 해수부도 이 때문에 내달 광역지자체들과 해법 마련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늦더위가 계속되면 폐장된 해변에 사람이 몰려 안전문제가 불거지므로 해수욕장 운영 기간을 늘리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폐장한 이후인 지난 15일 인천 왕산 및 부산 해운대·일광해수욕장에선 피서객이 잇따라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