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adership- F4 인맥

F4(Finance 4)로 불리는 경제·금융 수장들의 인맥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재정경제부 시절부터 20년 이상 호흡을 맞춘 명콤비로 소문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감독기구 수장으로서 인맥을 노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인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선후배에서 환상의 복식조로 = 최 부총리와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 F4 모임에 이르기까지 ‘복식조’로 한 몸처럼 뛰어 왔다. 인수위에서 시장 중심의 민간 주도 경제라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함께 수립했고, 이후 대통령실에선 경제수석과 경제금융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인연은 노무현 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에서 과장과 사무관으로 처음 시작됐다. 금정국에서 수습사무관으로 시작한 김 위원장은 자금시장 관련 업무를 담당해 ‘시장감시맨’으로 이름을 알리며, 금융정책 라인의 ‘적통’으로 불렸다. 최 부총리가 경제정책 방향의 큰 그림을 제시하는 리더라면, 김 위원장은 엄청난 추진력으로 정책을 실현하되 세부사항까지 모두 챙기는 등 디테일이 강한 스타일이다.

◇사심 한 점 없게, 무인맥 전략 = 검찰 출신 첫 금감원장인 이 원장은 검사(32기) 시절, 대표적인 기업회계 관련 범죄 수사 전문가로 유명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때문에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지난 2006년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1과장으로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담당했을 때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군 복무 시절,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1998년)해 CPA 자격증을 딴 것도 유명한 이야기다. CPA 시험을 치르고 난 뒤 뒤늦게 사법고시를 본 탓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보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검찰 기수로는 다섯 기수 아래다. 이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다수의 금융 관료·인사들과 인맥을 맺고 있다. 같은 학과 출신인 김 위원장은 1년 선배이며,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5년 선배다. 이 외에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등도 이 원장과 대학 동문이다. 다만, 이 원장은 공평무사한 업무 처리를 위해 취임 초기부터 현재까지 인맥에 대해선 철저히 선을 그으며 대외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인사이더 = 이 총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구축한 해외 인사들과의 화려한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제결제은행(BIS) 최고위급 핵심 협의체인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으로 선임돼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 중앙은행 수장들과 주기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놓고 글로벌 인사들과 대담을 여러 차례 나눴다. 이를 위해 한은으로 초청된 주요 인사 중에서는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등 하버드대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김지현·전세원·신병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