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에버랜드 블러드시티 ‘지금 우리 학교는’

■ 테마파크의 짜릿하고 기발한 ‘가을 공포’

이미지 크게보기 롯데월드 어드벤처 ‘스트리트 호러 쇼’

에버랜드 + 넷플릭스
MZ세대에 인기 ‘블러드시티’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입체적인 표현 좀비들 ‘오싹’

롯데월드 + 하이브
호러 판타지 ‘다크 문 시리즈’
시간이 뒤틀린 스산한 공간속
뱀파이어 소년들의 모험 담아

가을 시즌 테마파크의 대표 콘텐츠는 뭐니 뭐니 해도 ‘공포’다. 올해 테마파크는 아이돌그룹 기획사와 스트리밍서비스 플랫폼과 본격적인 협업을 통해 공포테마 공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에버랜드는 넷플릭스와, 롯데월드는 하이브와 각각 손을 잡았다. 에버랜드와 롯데월드의 경합이자, 영상콘텐츠 기업과 음악콘텐츠 기업 간 대결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 경쟁에서 지거나 이기는 건 없다. 가상의 공간을 실제로 구현하면서 이뤄내는 테마파크 시장의 확장이니까. 긴 추석 연휴에 테마파크가 꾸민 공포의 공간에서 짜릿한 긴장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보면 어떨까.

# 드라마에서 가져온 공포의 공간

에버랜드는 오는 11월 17일까지 공포테마 존 ‘블러드시티’를 운영한다. 블러드시티를 기획하면서 에버랜드는 미국의 글로벌 1위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이자 전 세계 최대의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협업했다.

협업을 통해 블러드시티를 ‘지금 우리 학교는’ ‘기묘한 이야기’ 등 넷플릭스 인기시리즈를 오감 콘텐츠를 통해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넷플릭스 체험존이 신작 중심의 팝업 형태로 운영된 적은 있지만, 드라마 지식재산(IP)을 활용해 대규모 야외 장소에 복합 체험존으로 장기간 선보이는 건 국내 최초다. 블러드시티는 에버랜드가 지난 2017년 첫선을 보인 가을시즌의 대표적인 공포테마의 야외공간. 해마다 새로운 주제의 공간 연출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이른바 ‘공포체험의 성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로 여덟 번째 시즌을 맞는 블러드시티 8은‘지금 우리 학교는’ ‘기묘한 이야기’ 등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를 주제로 고객들이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연출 사이즈를 키웠다. 약 1만㎡ 규모의 블러드시티 전체를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압도적 규모로 생생하게 연출한 것.

블러드시티 대형 게이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건 K-좀비 열풍의 주역으로 꼽히는 넷플릭스 좀비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테마 체험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효산고 학생들의 탈출기가 주된 이야기인 드라마에서 좀비에게 점령당한 효산고와 폐허가 된 건물, 상점가 등을 드라마와 유사한 모습으로 연출했다. 대형 게이트 앞 축제 콘텐츠존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테마 체험이 펼쳐진다. 스타코트 몰, 지하 비밀기지, 뒤집힌 세계 등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양한 공간을 실내외에 레트로풍으로 연출했고, ‘기묘한 이야기’의 메인 빌런 ‘마인드 플레이어’를 7m 높이의 조형물로 조성했다.

디자인 연출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IP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원작 스토리를 라이브 쇼로 재현한 동명의 공연 ‘지금 우리 학교는 LIVE’가 매일 저녁 블러드시티 특설무대에 올려진다. 드라마 속 캐릭터가 등장해서 드라마 속 시그니처 명장면을 재현한다. 공연 도중 연기자들이 객석에 난입해 긴장감을 높이는 등 이머시브 체험을 극대화했다.

어두운 실내에서 좀비를 피해 탈출해야 하는 ‘호러메이즈’도 넷플릭스 드라마 중심으로 새롭게 리뉴얼했고 좀비 의상도 원작 드라마를 재현해 제작했다. 관람객들은 효산고 교복을 빌려 입고 좀비 분장을 해보거나 드라마 콘셉트의 식음 매장에서 특별 메뉴를 맛보고 다양한 컬래버 굿즈도 구입할 수 있다.

# 아이돌그룹과 협업으로 만든 공포

롯데월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가을에도 다국적 보이그룹 ‘엔하이픈’과 협업한 호러판타지 축제 ‘다크 문 시리즈’를 이어간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오는 11월 17일까지 가을 시즌 축제 ‘다크 문 월드’를 진행한다. 다크 문이란 그룹 엔하이픈의 소속사 하이브가 만든 오리지널 스토리.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일곱 명의 뱀파이어 소년의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시즌에는 다크 문 시리즈 가운데 웹툰 ‘다크 문: 달의 제단’을 접목한 이야기와 공간 구성을 선보였다면, 이번 시즌에는 천년 전 주인공의 과거부터 지금까지 확장된 서사를 담았다는 게 롯데월드 측의 설명이다.

매직아일랜드는 다크 문에 의해 ‘시간이 뒤틀린 공간’으로 설정되는데, 이곳에 서로 다른 세계의 일곱 뱀파이어 소년들이 공존한다.

매직캐슬 2층에는 ‘씬 오브 바르그’가 있다. 천년 전 고대 왕국 바르그의 기사단으로 활약했던 주인공 모습과 바르그 왕이 머물던 궁전과 집무실, 그리고 주인공의 의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3층은 주인공들이 현대에 재학 중인 ‘드셀리스 아카데미’로 변신했다. 천년 전부터 주인공들과 운명으로 엮인 전학생의 기숙사도 재현된 곳으로 마치 웹툰 안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매직캐슬 주위 석촌호수의 문보트에는 주인공 이름과 작품 속 스포츠인 나이트 볼 백 넘버를 매핑한다.

해가 진 뒤에 매직아일랜드는 몰입감 더 높아진 판타지 세계로 변한다. 매직캐슬에는 일곱 뱀파이어 소년들의 모험을 담은 ‘아샤나 캐슬’ 매핑쇼가 펼쳐지고 회전그네는 고대 바르그 왕국의 신성한 ‘물푸레나무’로 탈바꿈한다. 회전 그네 뒤편의 초록 달은 매직캐슬 왼쪽 붉은빛의 ‘블러드 문’과 대비를 이루며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웅뿐만 아니다. 저녁 시간에는 빌런도 출몰한다. 주인공과 대적하던 뱀파이어도 매직아일랜드 전역을 배회하며 ‘다크 문 빌런 포토타임’을 진행하는 것. 웹툰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 음습한 모습을 한 빌런들은 관람객을 오싹하게 만든다. 빌런들이 출연해 진행하는 다크 문 빌런 포토타임은 9월에는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10월, 11월에는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열린다. 금~일요일은 종료 시간이 오후 9시 30분으로 늦춰진다.

롯데월드의 실내공간인 어드벤처는 낮에는 평범해 보이는 인형들이 밤이 되면 기괴한 모습으로 깨어나는 ‘인형의 집’이 된다. 저녁 시간이 되면 가든스테이지 뒤편 공간은 공포의 호러존 ‘통제구역 A’로 분위기가 바뀐다. 화단은 인형의 집으로 향하는 ‘호러 게이트’가 돼 피에로 인형이 박스에서 튀어나와 손님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스페인 해적선의 출구 부근에는 ‘호러 하우스’가 설치된다. 손님이 가까이 다가가면 내부에 으스스한 조명이 켜지며 기괴한 인형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체험형 포토존이다.

해적선 광장에서는 신규 호러 공연인 ‘스트리트 호러 쇼 : 더 마리오네트’가 매일 무대에 올려진다. 사라진 딸을 그리워하던 아버지가 만든 저주받은 인형이 등장하는 공포물이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