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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는 공사중단 20년 넘어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 완료는 9곳뿐

강원 > 경기 > 충남 순으로 많아


장기간 공사가 중단된 건축물 10곳 중 8곳은 10년 이상 방치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 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공사 중단 건축물’은 모두 286곳으로 집계됐다.

건축법·주택법에 따라 건축 또는 대수선 중이며, 실태조사를 통해 공사 중단 기간이 2년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면 ‘공사 중단 건축물’로 본다.

공사 중단 건축물들의 공사 중단 기간을 구체적으로 보면 △5년 이하가 28곳(9.8%) △5∼10년 31곳(10.8%) △10∼15년 58곳(20.3%) △15∼20년 66곳(23.1%) △20년 이 상 103곳(36.0%) 등의 분포를 보였다.

전체 공사 중단 건축물의 79.4%(227곳)가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 공사 중단 건축물이 가장 많은 곳은 강원(41곳)이었다. 경기(34곳)와 충남(33곳)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의 공사 중단 건축물은 12곳이다.

2015년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 이후 정부는 장기 방치 건축물 정비 사업을 벌여왔으나, 아직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장기 방치 건축물 선도정비 사업 1호는 경기 과천시 우정병원 건물이었다. 우정병원은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1990년 500병상 규모의 의료시설로 계획해 착공했으나, 1997년 공정률 60% 단계에서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채 장기간 방치됐다.

이 건물은 174가구 규모 아파트로 탈바꿈해 올해 1월 주민들이 입주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업이 완료된 곳은 우정병원을 포함해 강원 원주시 공동주택, 서울 광진구 공동주택, 경남 거창군 의료시설, 충남 홍성군 오피스텔 등 9곳 뿐이다.

방치 건축물을 실태조사하고, 정비지원기구 역할을 수행하는 부동산원은 공사 중단 건축물의 정비가 더딘 이유에 대해 권리관계, 법적 분쟁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공공이 개입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맹 의원은 "공사가 중단된 채로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은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 아니라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사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