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연합뉴스

약 20년간 알고 지낸 지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탈북자 남성에게 징역 6년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술자리에서 피해자의 가슴을 9차례나 찔렀다. 이 남성은 범행 후 경찰에 ‘내가 오늘 살인을 저질렀다’라는 취지의 신고를 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재판에서 살해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민지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67) 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11시 40분쯤 강원 원주시 소재 자신의 집에서 B(70) 씨와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어 얼굴과 가슴을 9차례 찌르고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리며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발생 후 B 씨는 A 씨의 신고로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B 씨는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탈북민으로, 2003년쯤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알게 됐다. A 씨는 약 10년 전 B 씨에게 소개받은 여성의 권유로 적금을 깨 5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4300만 원을 손해 입었고, 이 일로 사이가 벌어졌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당시 B 씨를 흉기로 찌르긴 했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자신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거나 예견하면서도 행위에 나아갔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나 오늘 살인, 살인했거든요’ 등 A 씨가 범행 직후 신고한 내용도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정도로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