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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부담에 고향 방문 줄어

미국의 추석 격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한 주 전에 미국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또래 친구들과 모여 함께 명절을 즐기는 프렌즈기빙(Friendsgiving)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인기에 조만간 친구들과 즐기는 프렌즈기빙이 가족들과 보내는 명절을 대체하는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프렌즈기빙은 ‘친구(Friends)’와 ‘추수감사절(Thanksgiving)’의 합성어로, 2007년 온라인상에 처음 등장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프렌즈기빙은 고향에 있는 가족들보다 인근에 사는 또래 친구들과 명절을 보내기를 선호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프렌즈기빙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함께 외식에 나서기도 하며, 각자 직접 준비한 추수감사절 음식을 한 명의 집으로 가져와 나눠 먹는 포트럭(potluck) 파티를 열기도 한다.

프렌즈기빙 유행의 원인으로는 미국 MZ세대의 경제적, 문화적 특징이 꼽힌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대폭 줄어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대도시로 독립해 떠나야 했던 미국 청년들이 명절에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또래들과 간단한 식사를 즐기던 것에서 유행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영토가 넓은 미국의 지리적 특성 탓에 고향을 방문하려는 MZ세대가 값비싼 비행기 표를 구매할 때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는 점도 프렌즈기빙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로 꼽힌다. 또 에이미 애덤치크 존제이대 교수는 미국 MZ세대의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명절 연휴를 함께 보낼 가족이 없는 이들이 친구들과의 모임을 대체재로 선택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애덤치크 교수는 “더 많은 미국인들이 비용적으로도 부담이 덜한 프렌즈기빙으로 전통적인 추수감사절을 대체하고 있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프렌즈기빙의 인기는 통계상으로도 드러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티카가 지난해 미국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최소 20%가 이해 프렌즈기빙을 즐길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미국 식품 업체인 그린 자이언트가 지난해 미국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프렌즈기빙을 하는 응답자의 60%가 추수감사절보다 프렌즈기빙이 더 즐겁다고 답했다. 프렌즈기빙을 경험해본 적 없는 응답자의 24%도 프렌즈기빙이 추수감사절보다 더 즐거울 것 같다고 답해 향후 프렌즈기빙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임을 시사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