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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입 20만원·결혼땐 600만원
첫째 출산땐 500만원 상한액”
시군과 협의후 최종 결정키로
육아·돌봄 인프라 개선 집중
일각선 ‘상향평준화’ 우려도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경남도가 도내 시군별로 천차만별인 출산장려금 등 현금성 인구정책에 상한제를 도입한다. 시군 간 경쟁적으로 도입한 현금성 지원책이 일시적으로는 인구증가 효과를 냈지만, 인구증가 흐름이 지속하지 않아 한계가 뚜렷했다는 판단에서다.

경남도는 시군별 현금지원 인구정책 조정을 위한 방안으로 ‘지원기준 상한제(가이드라인)’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 시군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출산·양육지원금 등 현금성 사업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으나 오히려 합계 출산율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에 인구증가 촉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도는 이달부터 도내 18개 시군과 협의에 들어가 시장·군수정책회의를 거쳐 연내 상한액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시행할 계획이다.(문화일보 9월 2일자 12면 참조)

실제 경남 도내 18개 시군의 현금성 지원 규모는 2013년 176억 원에서 지난해 254억 원으로 44% 증가했으나, 합계 출산율은 오히려 2013년 1.4명에서 지난해 0.8명으로 43% 감소했다. 전국 출산·양육지원금도 같은 기간 2103억 원에서 5735억 원으로 급증(172%)했지만 합계 출산율은 1.2명에서 0.4명으로 40% 하락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경쟁적인 현금성 인구정책의 상한 기준을 마련해 지원금이 계속 오르지 않게 제한하고, 관련 예산을 육아·돌봄 등 인프라 개선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우선 도는 현재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는 시군의 금액을 상한액으로 잡아 합의를 끌어낼 방침이다. 지원 분야별 잠정 상한액은 전입지원금의 경우 1인 20만 원, 결혼지원금은 600만 원(부부 1쌍), 출산지원금 첫째 500만 원·둘째 1100만 원(셋째 이상은 출산 수가 많지 않아 상한액 제한에서 제외), 양육지원금 월 30만 원(첫째·둘째 20개월까지) 등이다.

다만 경남도가 잠정적으로 정한 지원금 상한선 자체가 높은 금액이어서, 되레 현금성 지원을 상향 평준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양군(출산지원금 첫째 100만 원·둘째 200만 원), 합천군(첫째 100만 원·둘째 300만 원) 등은 상한제가 마련되면 출산지원금을 상한액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거창군은 현재 500만 원인 출산축하금을 2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양육지원금(월 30만 원)도 20개월에서 60개월로 늘리는 안을 준비 중인데, 도에서 잠정안대로 출산지원금과 양육지원금 상한액을 정하면 재검토가 불가피해 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원금 상향 평준화 등의 우려가 제기되지 않도록 시군과 협의를 통해 최적안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