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탈리아의 얀니크 신네르가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단식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머리 위로 드는 우승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뉴시스

결승에서 美 프리츠 3-0 제압
1월 호주오픈 이어 두번째 포옹
한해 ‘메이저 2회’ 역대 5번째
금지약물 징계 안받아 논란도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테니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총상금 7500만 달러)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2위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3-0(6-3, 6-4, 7-5)으로 물리치고 우승상금 360만 달러(약 48억2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신네르는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품었고 US오픈마저 석권했다. 신네르는 1977년 기예르모 빌라스(아르헨티나) 이후 47년 만에 첫 메이저대회 2회 우승을 한 시즌에 달성했다.

2001년생 신네르는 2003년생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 올 시즌 메이저대회 4개를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알카라스는 윔블던, 프랑스오픈을 제패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서 23세 이하가 시즌 메이저대회 4개의 우승을 휩쓴 건 1993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이다. 2000년 이후 한 시즌에 메이저대회 2차례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로저 페더러(43·스위스), 라파엘 나달(38·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에 이어 알카라스가 4번째, 신네르가 5번째다. ‘빅4’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앤디 머리(37·영국) 모두 시즌 메이저대회 우승자 명단에서 빠진 건 2002년 이후 22년 만이다.

신네르는 우승 직후 “새로운 챔피언의 등장은 언제나 멋지다”며 “카를로스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새로운 세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네르는 “올 시즌 여러 차례 값진 승리를 거뒀다”면서 “(호주오픈과 US오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계속 전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네르는 US오픈을 앞두고 도핑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3월 도핑테스트에서 2차례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금지약물 검출량이 아주 적었고, 고의로 복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받아 출전 정지 등 징계를 피했지만 ‘세계 1위 프리미엄이다’ ‘약물의 힘을 빌려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이어졌다. 하지만 신네르는 US오픈에서 완벽한 우승을 일구며 도핑 구설을 잠재웠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