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기소땐 수사결과 스스로 부정
불기소땐 야권 특검 공세에 명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 관련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심위에서 기소·불기소 중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큰 파장과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심위는 6일 오후 2시 개최돼 당일 늦은 오후 결론을 낼 전망이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 직권으로 이 사건에 관한 수심위가 소집됐으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김 여사 측 변호인 등이 직접 출석해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수심위는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외에도 알선수재·변호사법 위반·직권남용·증거인멸·뇌물수수 등 총 6가지 혐의에 대해 심의해 수사 계속 여부 및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등을 심의한다. 수심위 결과는 권고일 뿐 강제성은 없다고는 하지만 수심위 결론에 따른 파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사팀은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가방을 받은 것이 대통령 직무와의 관련성과 대가성이 없고, 청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다만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하고 있는 야권에서는 수심위를 겨냥해 ‘김 여사의 무혐의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했다’고 공세를 펼 수 있다.

반면 수심위가 기소 결론을 내린다면 이를 수용하든 거부하든 정치적 부담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소 권고에도 수사팀이 이를 거부해 불기소 처분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면 야당의 특검 공세에 명분을 제공하게 될 수도 있다. 직권으로 수심위를 소집한 이 총장이 해당 수사를 다른 팀에 배당해 다시 수사하도록 지시하는 ‘재배당’ 카드를 막판에 꺼내 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중앙지검과 검찰총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인 만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소 결론을 수용하는 것도 수사팀이 수사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되는 만큼 수사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최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행위가 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본인의 검찰 진술을 스스로 반박했다. 최 목사는 “선물을 주고 부탁한 행위가 청탁에 해당하지 않고, 직무 관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검찰 측 근거와 논리에 대해 수긍을 하는 형태로 소극적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