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스위스 취리히에 자리한 FIFA 본부. AP뉴시스

축구 이적시장이 지난해보다 위축됐다. 다른 리그에서 선수를 영입하는 데 사용한 금액이 지난해 여름보다 올해 여름 1조2000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3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전 세계 각 구단이 타국 리그에서 뛴 선수 영입에 지출한 이적료 총액이 64억6000만 달러(약 8조6600억 원)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액이었던 지난해(9조8700억 원)보다 1조2000억 원 이상 떨어졌다. 전년 대비 약 12%가량 하락한 수치다. 이 금액은 지난 6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3달가량 이뤄진 계약을 분석했다. 다만 FIFA는 같은 리그 내 이적은 계산에 포함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지출 감소가 큰 영향을 줬다. 사우디 구단들은 지난해 여름 8억7500만 달러(1조1700억 원)를 사용했는데, 올해엔 지난해의 절반에 가까운 4억3100만 달러(5800억 원)를 쓰는데 그쳤다. 다만 사우디 프로리그는 10월 초에 이적시장이 마감하기에 추가 지출이 발생할지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도 지출 규모가 줄었다. 지난해 여름엔 20억 달러(2조6800억 원)를 지출했으나, 올해엔 12억6000만 달러(1조6800억 원)로 감소했다. 1조 원가량 덜 쓴 셈이다.

특급 스타들의 이동에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은 영향도 크다.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킬리안 음바페는 올여름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했으나,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떠났기에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았다. 올여름 최고 이적료는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한 훌리안 알바레스의 8300만 달러(1100억 원)로 추산된다.

이적료 규모는 크게 줄었으나 이적 건수는 올여름이 가장 많았다. 1만1000건의 해외 이적이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여름의 1만490건을 훌쩍 넘는다. FIFA는 이와 관련해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자축구는 이적료에서도 최고의 해를 보냈다. 전 세계 구단의 타 리그 선수 영입 이적료는 총 680만 달러(91억 원)로 지난해 여름(40억 원)의 2배를 넘었다. 이적 건수도 1125회로 사상 처음으로 1000회를 돌파했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