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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간 가격 아파트 1채를 사기 위해서는 연 소득 약 8000만 원인 가구가 ‘숨만 쉬고’ 약 11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값이 2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역별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에서 연간 가구 소득이 7812만 원인 가구가 한 푼도 쓰지 않고 9억 원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11.5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은 해당 분기 KB국민은행에서 서울 지역 아파트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연 소득 중위값이다. 주택가격은 해당 분기 서울 지역 내 담보권 실행 시 조사된 담보 평가 가격의 중위값이다. 중위값은 모든 표본을 한 줄로 세웠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수치를 의미한다.

2분기 서울의 PIR는 11.5였다. PIR는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PIR가 10이라면 주택가격은 연 소득의 10배라는 뜻이다. 특히 이는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2년 2분기 14.8보다는 낮아진 수치다. 중위 가구소득이 2년 전 5910만 원보다 올해 2분기 7812만 원으로 높게 나타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기와 인천은 서울보다 아파트 마련에 소득을 모으는 기간이 짧았다. 올해 2분기 경기는 PIR가 8.9, 인천은 8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면서 PIR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전주보다 0.26% 오르며 3월 넷째 주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였다.

PIR의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해질 전망이다. KB부동산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5억7759만 원으로, 하위 20% 평균 4억8873만 원의 5.27배다. 가격 격차는 2008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