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2월 한국소방시설협회의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현석 회장. 소방시설협회 제공

취임 8개월 인터뷰…“소방산업의 국가 기간·전략사업 지정에도 최선”
국민 안전 위해 전국 소방경영인 의지를 다짐하는 ‘한마음대회’ 개최


화재가 발생하면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따라 피해의 크기가 다름을 알고 있을 정도로 소방시설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 부천시 중동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 7명·부상 12명 등 1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소방시설 미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런 소방시설의 설계·시공·감리·방염을 도맡는 소방시설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전국적으로 1만개에 달하는 소방시설업체를 대표해 박현석 한국소방시설협회장이 인터뷰에 나선 이유다.

박 회장은 2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방시설협회 사옥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소방시설업의 본질은 국민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5일 임기 3년의 소방시설협회 제5대 회장으로 취임한 후, 8개월 간 업계 현안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취임 후 협회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그는 “소방시설업이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도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크다”며 “아직 회원사·산업 발전을 어렵게 하는 제도가 남아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회장이 꼽은 최우선 실현 과제는 ‘소방시설 설계·감리 분리발주’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소방시설 설계·감리와 다른 업종의 용역을 분리해 도급하도록 한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더 이상 논의가 이어지지 못하고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법안이 폐기됐다”며 “현재 소방시설 설계·감리 용역은 다른 공사 용역과 일괄적으로 발주되고 있어 대기업 외의 소방 전문업체들의 입찰 참여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감리 분리 도급 제도가 정착되면 소방 전문업체에 공정하게 입찰 참여기회가 돌아가고 투명하게 경쟁할 수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월 1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소방시설협회 중앙회 회의실에서 박현석(왼쪽) 소방시설협회장이 김병직 숭실대 안전융합대학원장과 ‘인재육성 및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한국소방시설협회 제공

그는 또 임기 내에 소방산업이 국가기간·전략산업으로 지정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현재 소방시설공사 현장의 경우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이 매우 심각하다”며 “건설·전기·정보통신의 경우 국가기간·전략산업 직종으로 지정돼 관련 인력들이 전문 교육을 이수 후 현장에 투입되지만, 소방은 그렇지 못해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오랜 기간 ㈜광전사 대표로 소방시설업에 몸담아온 박 회장은 “국가기간ㆍ전략산업 지정을 위한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이 거의 완료 단계”이라며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주관 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적극적으로 고시 개정을 설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원사들의 업무영역에 대한 보호도 약속했다. 박 회장은 “적정한 수준의 공사비를 보장하는 ‘하도급 적정성 심사제도’가 현재 관급공사에만 의무화되어 있어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민간까지 의무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및 입법을 위한 노력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오는 6일부터 7일까지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리는 ‘소방 경영인 한마음 대회’에서 회원사들과 향후 과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현재 세종으로 사옥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등기를 마친 상황”이라며 “성공적인 이전을 위해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가고 있어 현재의 협소한 임대 사옥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회원사들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해결하며 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