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 14명 병원치료후 호전
市, 보건소와 합동 역학 조사

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부산을 찾은 해외 단체 관광객이 식중독 증세를 보여 부산시와 중구에 비상이 걸렸다. 가족·지인 사이인 대만 관광객 14명이 한 식당에서 전복죽을 먹다가 구토 등 증세를 보여, 부산시가 합동 역학조사 등을 통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부산 외국인 관광객이 식중독 증세를 보인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28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쯤 부산 중구 광복로 한 식당에서 대만 관광객 16명 중 14명이 전복죽을 먹다가 구토, 설사 등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식당 주인이 119에 신고해 “중국인들이 밥 먹고 구토한다.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인근 병원 2곳에 손님들을 이송했다. 이후 손님들은 수액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호전돼 숙소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부산시는 중구보건소와 합동 조사를 하고 있다. 식중독 증세를 보인 손님들은 가족, 지인 관계로 관광을 위해 부산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부산시는 과거 타지의 한 식당에서 이산화탄소가 유출돼 손님이 구토 증세를 보인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같은 원인으로 사고가 난 게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식당 내 환기, 에어컨 상태 등을 점검했다.

이에 부산시와 보건소는 식중독 증세를 보인 관광객들이 사고가 나기 전까지 다닌 해운대구 식당 2곳과 중구 식당 3곳 등을 상대로 음식물 수거 분석, 공기 오염 등 환경 조사, 직원 위생 상태 조사 등의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시는 식중독 증세가 나타났을 때 관광객들이 먹은 전복죽과 오징어 젓갈 등 음식물을 수거해 조사를 의뢰했다. 시는 또 사고 당시 식당 안에 있었던 손님 100여 명을 상대로도 이상 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올해 부산에서는 식중독 의심 사고가 36건 일어났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식당 등에서 음식물을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처음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식당 내 전복죽 섭취가 원인일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1∼2개월 뒤 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원인 파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