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13회 연속… 역대 최장 ‘기준금리 동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개회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2분기 소비·투자부진 등 반영
기준금리 年 3.50% 또 유지

대통령실 “동결 결정 아쉽다”

한국은행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 등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기준금리는 이달에도 동결됐다.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등 일부 제조업만 호황을 누릴 뿐 내수 경제로의 파급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둔화하는 경기를 고려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2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 2.5%에서 2.4%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 1분기 ‘깜짝 성장’에 힘입어 지난 5월 성장률을 2.1%에서 2.5%로 높였다가 2분기 민간 소비·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다시 낮춘 것이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에서 2.5%로 낮췄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함에 따라 하반기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조정한 바 있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율을 1.8%에서 1.5%로 낮춰 전망하기도 했다.

고금리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인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부터 1년 8개월째 연 3.50% 상태로, 역대 최장 기록(2016년 7월∼2017년 10월)을 넘어섰다. 횟수로는 13회 연속 동결이다. 지난달 한은이 ‘금리 인하 검토’를 공식화했으나 다시 동결 결정을 내린 것은 집값과 가계부채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금리 결정은 금통위 고유권한이지만,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이번 결정에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김지현·손기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