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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일이 힘들고 출퇴근이 왕복 3시간이라서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유튜브나 쇼츠만 보고 맥주를 마시는 게 최고의 휴식입니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축 늘어진 채로 스마트폰을 보는 것만이 행복하네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별로 재미가 없고 그냥 이런 것에만 중독돼 있는 상황이 도파민 중독이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도파민 중독 상태가 맞나요?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나에게 좋은 도파민 찾는 것 중요… 운동·산책 등 신체활동 도움

▶▶ 솔루션

도파민 중독 이야기가 하도 많이 나오다 보니 마치 도파민 자체가 나쁜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진 않습니다. 도파민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합니다. 갓난아기 때부터 우리는 생활에서 크고 작은 목표가 있습니다. 열심히 걸음마를 배우든, 갖고 싶은 장난감을 갖든, 그것을 성취하면 그 상황에 대한 보상으로 도파민이 나오며 삶의 활력이 되고 기쁨을 느끼는 것입니다. 도파민 중독이라고 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세 가지 측면입니다.

일단 보상회로가 고장 나서, 중독된 특정 대상 외에는 일상에서 도파민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경우입니다. 어떤 사람은 술, 어떤 사람은 게임, 짧은 영상, SNS 등에 중독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심한 경우로는 마약이나 도박 등이 있겠지요. 중독이 되면 오로지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대상에 대해서만 도파민이 나옵니다. 그래서 일상이 더더욱 재미없어지고 무기력해집니다. 프로젝트를 마치거나 관심이 있던 사람과 친해지는 상황에서 도파민이 나오지 않으니 문제지요.

쉽고 빠르게 도파민을 얻는 것에만 집중이 돼 있고 조금이라도 힘을 들여 성취하는 것에 대해 점점 귀찮아지고 그런 행동들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경우도 문제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얻어도 도파민이 나오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런 스스로 열심히 해서 느끼는 도파민을 얻기 위해서는 운동이나 공부, 진실한 인간관계 모두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렇게 오래 걸리는 상황을 참지 못하고 충동적인 구매나 단기간 인간관계에만 만족한다면 우리가 좀 더 의미 있는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 어렵게 됩니다.

세 번째로 더욱 심각한 경우는 중독된 대상이 너무 익숙해지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서 재미가 없는데도 강박적으로 계속하는 경우입니다. 심한 도박 중독 환자들의 경우 충동성으로 시작한 것이 강박적 의무가 됩니다. 남들이 시킬 리가 없는 일에 대해서도 관성적으로 하고, 굉장히 좋은 결과도 아닌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냥 반복적으로 그 행위를 계속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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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중독에서 벗어나야지 하는 생각으로는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더 질 좋은 도파민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기에, 독서나 공부를 통해서 도파민 중독을 벗어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운동이나 산책 등 신체적으로 건강한 활동을 해 보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