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투기 우려’ 경고

이미지 크게보기 오세훈 서울시장. 뉴시스

오세훈(사진) 서울시장이 9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에 대한 토지거래 허가구역 확대 지정 검토를 시사한 것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부분 해제 등 규제 완화가 집값 추가 상승을 부추기지 않도록 시장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과 서울시는 가뜩이나 서울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 등이 투기 수요를 자극할 위험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그린벨트를 풀어 개발할 수 있는 지역이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오 시장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어 보인다. 토지거래 허가구역 확대 지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지금도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투기과열지구(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인데,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서라면 지금보다도 규제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 예정 구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것 외에 종전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대해서도 이용실태 조사를 실시, 사후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오 시장은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을 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 범위에 대해서도 ‘이미 훼손된 지역 등 보존가치가 낮은 곳’으로 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 요청에 따라 인구감소와 청년세대의 시급한 주택문제 해결 등 미래세대의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동참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해제지역에는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신혼 20년 전세자가주택’ 등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이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 7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울 전체 그린벨트 149.09㎢ 중 23.93㎢를 제외한 125.16㎢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김성훈·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