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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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지나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오면서 식품 위생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 상온에 노출된 식품은 부패하기 쉽고, 세균성 식중독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상기후에 따라 다양한 식중독균이 출몰하고 있는 만큼, 건강하고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사전예방 활동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유통채널이 급성장하면서 식품 분야 관리·감독 사각지대는 늘어나고 있다. e커머스는 상품이 다양하고 편리성과 가격 경쟁력도 높아 이제는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자들까지도 온라인에서 식자재를 구매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늘면서 e커머스 기업들은 가공식품을 포함해 농수축산물 식재료를 빠르고 신선하게 배송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품은 신선도와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e커머스 기업도 새벽배송부터 당일배송 등 차별화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식품 배송 시 프레시박스 등 보랭박스가 많이 활용되지만, 대부분이 일반 택배로 배송되면서 아이스팩을 넣거나 스티로폼으로 만든 허술한 보랭박스로 식품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e커머스 업체 위메프에서 판매된 ‘육회’를 먹고 설사, 구토, 복통 등 대규모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구나 제조업체의 현장 위생점검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유통과정에서의 시간과 온도관리 미흡으로 변질됐을 가능성이 크다. 식품 배송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물류시스템을 고도화해 유통단계를 최소화하고 냉장·냉동 보관할 수 있어야 하며, 최단시간 배송을 완료해야 한다. 식자재 유통기업들의 경우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해 냉장·냉동 상품의 입·출고 등 유통 전(全)과정에 걸쳐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며 안전사고에도 대비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산지에서부터 식탁까지 식자재의 종합적 안전관리를 위한 인증절차를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먹거리 유통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식품안전사고예방을 위해 유통 시 콜드체인 시스템의 도입과 식품물류시스템 인증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식자재유통협회가 식자재 유통 식품안전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 국내 대표 식자재 유통기업이 첫 인증을 받은 것은 의미가 있다. e커머스 성장에 따른 식품배송에 특화된 안전 인증제도 도입과 배송시스템의 선진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