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올여름 국내 여행객들이 찾아가 볼 만한 ‘농촌다움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경관 10선’을 소개했다. 사진은 완도 구들장논. 농진청제공

■ 농진청 ‘아름다운 농촌 경관 10선’ 선정

국가농업유산 지정된 지역부터
메밀꽃 등 경관작물 군락지 소개

금강송 1200만그루 보전된 울진
논과 바다 한눈에 펼쳐진 청산도
섬 전체 보랏빛 물들인 신안까지
휴가철 가족 단위 여행지 ‘다채’

여름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고물가로 인해 어디 발길 옮기기가 쉽지 않다. 그런 중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농촌다움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경관 10선’을 소개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업·농촌 자원과 다원적 기능을 활용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살고 싶은 농촌’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지난 5월부터는 국가 농촌 공간정책 수립과 추진을 지원하는 ‘농촌공간정책 지원기관’으로 지정돼 농촌 공간의 삶터·일터·쉼터로서의 기능을 재생하는 농촌공간계획 제도의 종합적인 지원도 맡게 됐다. 특히 국가농업유산 연구를 통해 국가농업유산 유지·보전 방안 연구 및 후보 지역 발굴도 맡고 있다. 이번에 공개하는 경관 10선은 국가농업유산이 지닌 역사적 가치는 물론 국내 관광지로서의 가치를 국민에게 제대로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경관 10선과 함께 제공되는 인근 둘러볼 만한 곳에 대한 정보도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올여름 휴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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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경북 울진의 금강송 산지농업(국가농업유산 제7호)은 한국 소나무의 원형이 가장 잘 보전된 금강송 밀집지역이다. 최고의 목재로 인정받는 약 1200만 그루의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금강송 국가 숲길 생태탐방과 송이버섯, 송화다식, 도토리 등 산촌 음식으로 유명하다. 금강소나무숲길 내 위치한 금강송 에코리움, 국가숲길(금강소나무숲길), 왕피천생태탐방로 등이 가볼 만하다.

이미지 크게보기 담양 죽녹원

전남 담양 대나무밭(국가농업유산 제4호)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전국 대나무밭의 34%인 2420㏊)을 자랑한다. 대나무밭 탐방로와 죽공예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대통밥, 대통삼겹살, 대통술, 죽순요리, 죽로차 등 대나무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죽녹원, 담양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메타프로방스 등도 주요 관광 포인트다.

이미지 크게보기 태안 매화둠벙마을

충남 태안 매화둠벙 농촌체험마을은 자연경관과 생태환경이 잘 보전된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바다를 메운 넓은 간척지에서 친환경농법으로 고품질 쌀이 생산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매화마름, 금개구리, 늦반딧불이 등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보호 생물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안면도 자연휴양림, 안면도 수목원, 청산수목원 등이 주요 관광지이며, 태안 연꽃 축제, 태안 빛축제 등으로도 유명하다.

전남 완도 청산도 구들장논은 우리나라 국가농업유산 1호다. 경사지를 따라 산림과 구들장논, 마을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관도 일품이지만, 섬 지역의 불리한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구들장 방식으로 개간한 논에 대해 알게 된다면 왜 국가농업유산 1호로 지정됐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경작지를 넓히고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지혜의 산물이다. 국립공원명품마을(상서돌담마을), 당리서편제길, 도청리메밀밭 등도 볼거리다.

이미지 크게보기 하동 전통차밭

경남 하동 전통차농업(국가농업유산 제6호)은 지리산의 수려한 자연과 1200년 동안 이어진 전통차농업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전통의 공간이다. 산비탈, 나무, 바위와 어우러진 야생차 재배지가 농업경관으로 유명하며, 가내수공업 형태의 가공기술을 전승해 온 한국 차문화의 중심지로 오랜 기간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화개천계곡(물놀이), 쌍계사, 화개장터, 하동십리벚꽃길, 하동 지리산생태과학관 등도 가볼 곳으로 추천된다.

이미지 크게보기 울릉 나리분지 화산섬 밭

경북 울릉 화산섬 밭농업(국가농업유산 제9호)은 급경사지의 산나물 재배와 소 사육을 연계한 경축순환 농법으로 농업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화산폭발로 형성된 섬으로 화산 분출물과 분화구의 함몰로 인해 칼데라 지형인 나리분지(6000평의 보리밭)가 생성돼 있다. 이곳의 산나물농업은 토양 유실을 방지하고 자생식물과 동물의 서식환경 보호, 희귀식물과 자생식물을 재배해 식물종 보존에 기여하고 있다. 나리분지, 버섯바위, 저동해안산책로가 유명하며 울릉도 오징어축제도 볼거리다.

이미지 크게보기 고창 해바라기밭

전북 고창의 경관농업(학원농장)은 광활한 100㏊ 면적의 황화코스모스, 백일홍, 해바라기, 메밀꽃 등 다양한 경관작물 군락지로 유명하다. 여름 꽃밭 사이의 산책길은 물론 보리비빔밥, 메밀국수, 메밀묵 등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향토음식으로 여행객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고창갯벌(세계자연유산), 동호해수욕장, 고창읍성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여름 해바라기 꽃잔치(학원농장 내)와 고창해풍고추축제도 찾아가 볼 만한 이벤트다.

이미지 크게보기 신안 섬 경관단지

전남 신안 ‘섬’ 경관단지는 신안군 일대 섬을 망라하고 있다. 도서지역 바다경관과 농업경관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신안군의 경관테마(보라색)와 어우러진 섬 경관단지가 이색적이다. 해바라기, 겹금계국, 애기범부채꽃 등 여름철 경관작물군락지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강원 평창의 봉평 메밀밭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으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곳의 하얗게 펼쳐진 메밀밭 경관을 머릿속에 그려 본 기억이 있다. 이효석 생가와 문학관 관람, 메밀국수·메밀전병 등 메밀 음식으로 유명하다. 또 대관령양떼목장, 사슴목장, 하늘목장과 함께 안반데기 고랭지 경관농업도 함께 둘러볼 곳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제주 밭담

제주의 밭담농업(국가농업유산 제2호)은 이색적이다. 만리장성보다 더 긴 제주 전역의 2만2000㎞ 흑룡만리 밭담길을 따라 걸으며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바람을 막아 토양과 수분의 유실을 막은 섬 농부들의 지혜를 밭담길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작지와 마을, 한라산과 바다가 이어지는 아름다운 농업경관이 일품이다. 한라산은 물론 거문오름용암동굴계(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세계자연유산) 등도 이곳을 걷다가 만날 수 있는 관광지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