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습방류 등 대비태세

국방부가 17일 경기 북부 지역 집중호우로 북한이 최근 대거 매설한 지뢰 유실 위험이 크다고 판단, 대국민 지뢰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국방부는 남북 공유하천에서 집중호우 시 북한이 황강댐·평강댐·임남댐 등 의도적 기습 방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전대책 강구에 나섰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상이변 수준의 폭우와 북한의 도발 위협 상황을 ‘복합 위기’로 정의하고, 각급 부대의 즉각 대응태세를 확립하기 위한 ‘북 도발 및 재해재난 대비 긴급지휘관회의’를 주관했다. 특히 군은 올해 4월부터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지뢰 매설 활동이 식별된 만큼, 지뢰가 폭우와 함께 남쪽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지역 중 일부는 임진강, 역곡천, 화강, 인북천 등과 같은 남북 공유하천과 연결돼 있다”면서 “국민께서는 이 지역 인근에서 활동 시 북한의 유실지뢰에 유의하고, 지뢰로 추정되는 미상물체를 발견하면 절대로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국방부는 “남북 공유하천에서 집중호우 시 북한이 황강댐 등 의도적 기습 방류와 지뢰 살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 당국은 북한군이 폭염과 장마에도 불구, 휴전선 인근 전선 지역에서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지뢰 매설 등의 작업을 수 개월간 지속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현재 DMZ 약 250㎞ 기준 불모지 작업은 약 10% 진도율을 보이고 있으며, 지뢰 매설은 수만 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선 지역 작업 중 10여 차례의 지뢰폭발 사고와 온열 손상 등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해 앰뷸런스까지 동원하고 있으며, 북한이 일부 지역에서 여군까지 동원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북한이 최근 연속 담화를 통해 신종 도발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군 역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