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얼차려)을 실시한 혐의로 A중대장이 지난 6월 21일 오전 강원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춘천=이성현 기자



법령을 위반한 군기훈련(일명 얼차려)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A 중대장(27·대위)과 B 부중대장(25·중위)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검은 15일 학대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중대장 등 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2명은 지난 5월 23일 오후 4시 30분쯤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에서 훈련병 6명에게 완전군장 상태로 달리기, 선착순 한 바퀴, 팔굽혀펴기 등 법령에 위반된 방식의 군기훈련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오후 5시 11분쯤 박모(21) 훈련병을 쓰러지게 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음으로써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 훈련병의 사인은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위 등을 수사한 결과 기상조건과 훈련방식, 진행경과, 피해자의 신체조건 등을 종합해 볼 때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군기훈련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경찰에서 송치한 업무상과실치사죄(금고 5년 이하)가 아닌 학대치사죄(징역 3년 이상∼30년 이하)를 적용해 기소했다.

수사결과 부중대장은 지난 5월 22일 훈련병 6명이 취침 점호 이후에 떠들었다는 내용을 이튿날 오전에 중대장에게 구두 보고했고, 군기훈련 승인을 받아 이를 실시했다. 관련 법령에 따라 군기훈련을 시행하기 전에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해 사유를 명확히 하고 해명 기회를 준 뒤 군기훈련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함에도 이러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 훈련병들의 신체 상태나 훈련장 온도지수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피의자들은 사건 발생 약 한 달 만인 지난달 21일 구속됐다. 이후 국방부는 재발 방지대책으로 앞으로 체력 단련 방식의 훈련병 군기훈련을 금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