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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전의재(36)·견소연(여·39) 부부

저(의재)는 2016년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보드 동호회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처음엔 보드를 타는 것보다 뒤풀이에 관심이 더 큰 아내가 못마땅했어요. 그런데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쌓이다 보니 항상 밝게 웃는 아내 모습에 빠지게 됐어요. 어느새 만나 밥도 먹고 같이 놀러 다니는 사이로 발전했죠. 하루는 찜질방에 놀러 갔는데,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아내 얼굴을 가까이 보려고 다가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아내를 비롯해 다른 동호회 사람들도 당황했다고 하더라고요.

하루는 함께 놀다가 문득 아내에게 “이제 다른 남자가 생기면 나에게 말해줘야 해. 이제는 그럴 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고백을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연애하는 타입인데, 아내는 그러지 않을 것 같아 다른 남자가 생기거든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다는 말이었죠. 아내도 이 말을 듣고 진지하게 저와 만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하네요. 그날 이후로 우리는 연인이 됐습니다. 서로 위기가 없진 않았어요. 결혼관이 달랐거든요. 저는 아내를 만나 아이를 낳고 오손도손 가정을 꾸리는 꿈이 있었는데, 아내는 비혼주의에 가까웠거든요. 서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헤어질 뻔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내가 “너라면 괜찮을 것 같다”며 결혼을 승낙했어요.

프러포즈는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했습니다. 평소 아내가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엔딩 폭죽이 터질 때 프러포즈를 받는 게 로망”이라고 한 적이 있었거든요. 아내의 바람을 그대로 실행했더니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결혼식은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두 사람이 직접 계획하고 준비했어요. 아내가 좋아하는 디즈니, 마블, 지브리 등 유명 애니메이션 곡들을 사용하고 결혼 소품도 아내가 갖고 있던 피규어를 리폼해서 사용했어요. 주변에서 우리다운 결혼식이었다며 칭찬해줬습니다. 결혼 5년 차에 접어든 우리는 아이와 함께 알콩달콩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