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 최상목(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상대(〃 첫 번째) 한국은행 부총재, 함영주(〃 세 번째)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하나은행 런던 지점과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 런던 지점을 화상으로 연결해 현지 분위기를 청취하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환율 변동성 완화 기대 커져
원달러 거래량 126억달러 달해
폐쇄운영 탈피 WGBI편입 근접

지난 1일부터 국내 외환시장 개장 시간이 종전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마감 시간이 새벽 2시로 연장됐다. 개장 시장 연장 첫날이었던 지난 1일, 원·달러 거래량과 호가는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연장 시간대에도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면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하나은행 등에 따르면 국내 외환시장은 이날 새벽 2시까지 거래가 이어지며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한 원·달러 현물환 거래량이 125억7000만 달러(약 17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기존 장 마감 시간인 전날 오후 3시 30분 이후 거래량은 24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외환시장 운영시간 확대로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영국 런던 금융시장의 거래시간도 포함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인가받은 외국금융기관(RFI)과 해외 진출 국내 기업 등도 실시간으로 외환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외환 당국은 시장 접근성을 강화한 이번 조치로 환율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은 장 마감 후 발생하는 대내외 변수들이 다음 날 아침에 한꺼번에 반영되며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장 마감 후 ‘차액결제선물환(NDF)’을 통한 원화 거래 규모가 현물환 거래량을 넘어서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이른바 ‘왝더독’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NDF는 계약된 선물환율과 만기 때 현물환율 간 차익만 달러로 정산하는 거래다. 외국인 투자자는 NDF를 활용해 24시간 간편하게 원화 거래를 해왔다. 차액만 결제하는 NDF 거래가 편의성이 높다는 이유로 국내 외환시장 거래로 넘어올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을 방문해 “외환시장을 개방적인 구조로 조기에 전환하기 위해서는 연장 시간대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하나은행은 2022년 금융권 최초로 24시간 외환(FX)거래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외환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움직여 왔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추진 중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