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0일 국회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국민의힘 당권도전 후보 인터뷰 - (3) 원희룡

여의도연구원 독립성 보장
정책과 경륜으로 전대 승부

윤 대통령-한동훈 총선 갈등
실상이란 것 알고 충격받아

채상병 특검은 야당의 미끼
한동훈, 당 지지하는 국민까지 배신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말 그대로 깜짝 출마한 원희룡 후보는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 선거에)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저도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 사이 충돌을 나 역시 ‘약속 대련’으로만 생각했지만 그게 실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아 당 대표에 출마했다”며 “(당 대표가 된다면) 총선 패배로 무기력해진 당을 당원 중심 정당으로 완전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30일 국회에서 진행한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깜짝 출마하게 된 것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더불어민주당이 채 상병 특별검사법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공세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 당에 구심점이 없어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20년 넘게 같이 일한 보좌진이 ‘이 꼴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거냐’고 해서 (당 대표로) 나오게 됐다”며 “만약 이들(보좌진)이 내게 적극적으로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다면 저 역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출마가 주변에서 나에게 (당 대표 출마를) 설득하던 이유 중 하나인 것은 맞다”면서도 “최종 출마 결심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한 후보가 전당대회에 안 나왔더라도 출마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원 후보는 “가정이라 무의미하지만, 한 후보가 당 대표로 안 나왔다면 아마 저는 한 후보와 함께 (당 대표 선거에서) 다 빠져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총선 이후 한 후보와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원 후보는 “총선 이후 한 후보와 ‘선배(원 후보)나 제(한 후보)가 (당 대표 선거에) 나갈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대화한 사실이 있다”면서 “갑자기 한 후보가 당 대표에 출마한다고 해 왜 이렇게 조급해졌나 싶었다”고 부연했다.

원 후보는 당정관계와 관련해 “대통령과 당 대표 상호 간 신뢰가 있어야 ‘원팀’과 ‘레드팀’ 존재가 가능하다”며 “나는 원조 소장파로 쓴소리 전문으로, 국민과 당원이 가장 가려워하는 답답한 부분부터 (당정관계에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과 한 후보 관계를 두고는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며 전화로 통보한 것 외에, 한 후보가 총선 이후 70여 일 동안 윤 대통령과 말 한마디 대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선 때 당정 충돌이 있었더라도 나 역시 약속 대련인 줄 알았는데 대화 하나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을 나중에 알고 저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와 대통령은 소통불능 상태”라며 “신뢰가 바닥인 상태에서 당정관계는 당정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원 후보는 “당원들도 이제는 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가 독소조항을 뺀 채 상병 특검법을 제안한 것에는 비판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채 상병 특검은) 탄핵이라는 그물로 몰고 가기 위한 야당의 수단이자 미끼”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중인 채 상병 사건에 특검을 하자고 한 게 배신이 아니면 무엇을 배신이라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채 상병 특검을 꺼낸 것은 윤 대통령만 배신한 게 아니라, 당과 당을 지지하는 국민까지 배신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당 대표 선거에 투표를 한다면 본인에게 투표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 후보는 전당대회 선거 전략으로 자신의 경험과 정책 능력을 내세운다는 구상이다. 그는 “선거는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며 “나의 경륜과 장점을 강조하면 여론조사 결과도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상대 후보는 가지지 못한 다양한 경험과 소통·공감 능력, 정책으로 승부를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 후보는 “당의 주인인 당원 중심의 정당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 ‘당 기여도’를 기준으로 공천제도를 개혁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독립성을 보장해 ‘정책정당화’하는 방안도 당 개혁안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원 후보는 “당 대표와 대통령은 공적 관계로 만나면 된다는 (한 후보의) 발언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등 야당이나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며 “집권 여당 대표로 당정관계와 정치는 그런 식으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