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통합, 맞벌이 학부모 호응은 외벌이보다 낮아

이미지 크게보기 광주·전남 지역에 장마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24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유치원생들이 비눗방울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소득별 찬성도 200만원 미만 정부가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유아교육(유치원)과 보육(어린이집) 시스템을 통합하는 유보통합 실행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정작 유치원 학부모 가운데 맞벌이 학부모의 찬성도는 외벌이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 추진계획이나 대국민 홍보 등 측면에서 정책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교육부에 따르면 유아교육발전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실시한 ‘2022년 유아교육 실태조사’에서 전국 241개 유치원 원장과 교사 2000명, 학부모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유아교육과 보육 통합’ 논의에 대한 학부모의 찬성도를 4점 척도(1점 매우 부정적~4점 매우 긍정적)로 조사했을 때, 학부모의 찬성도는 평균 2.83점이었다. 만 5세 의무교육(3.32점), 유치원 무상교육(3.50점)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맞벌이 학부모의 경우 2.78점, 외벌이 학부모는 2.92점, 미취업 학부모는 2.97점으로 학부모 가운데서도 맞벌이 부모의 찬성도가 가장 낮았다. 정부가 유보통합을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의 실효성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지역 규모별로 구분하면, 중소도시(2.82점)나 읍면지역(2.94점)보다 대도시(2.79점) 학부모의 찬성도가 낮았다. 가구 소득별로는 200만 원 미만(2.78점)과 200만~300만 원 미만(2.76점) 구간, 그리고 600만 원 이상(2.73점) 고소득 구간에서 학부모 찬성도가 낮았다. 이에 비해 300만~400만 원 미만(2.94점), 400만~500만 원 미만(2.91점), 500만~600만 원 미만(2.97점) 구간은 찬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학부모보다 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이 유보통합에 대해 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유치원 원장들의 유보통합 찬성도는 평균 2.34점에 불과해 만 5세 의무교육(3.65점), 유치원 무상교육(3.63)보다 1점 이상 낮았고, 교사들의 경우 유보통합 찬성도가 평균 2.15점으로 유치원 구성원 가운데 가장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공립유치원 교사의 찬성도가 1.97점에 불과해 사립(2.24점)보다 낮았다. 규모별로는 100인 이상(2.20점) 대형유치원보다 50인 미만(2.05점), 50~100인 미만(2.08점) 유치원 교사들이 더 부정적이었다.

교육계에서는 유보통합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가 실행계획을 확정·집행하는 과정에서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등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경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맞벌이 부부가) 정책의 주요 수혜자인데 찬성도가 낮다면 정부는 뭔가 문제 있다는 뜻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준비 과정에서 보완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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