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비중 전체의 10% 불과
“비급여 관리 강화 근본책 필요”

비급여 의료 이용량만큼 실손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는 제도(4세대 실손 보험료 차등제)가 이달부터 시행된다. 불필요하게 비급여 진료를 남용하면 납입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험료 할증 대상이 전체 가입자의 1.3%로 추정돼 실손보험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매년 갱신 때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 수령액에 따라 비급여 보험료를 차등 적용받는다.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이 300만 원 이상이면 최대 4배까지 보험료가 오를 수 있고, 수령한 비급여 보험금이 없다면 보험료를 할인받는다.

금융당국이 보험료 할인·할증 제도를 도입한 것은 비급여 과잉 진료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지난해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급여 항목에 지급된 보험금은 8조 원으로, 전체 실손 보험금의 56.9%를 차지한다. 무릎주사 등 신기술 적용 비급여 의료가 늘어나며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는 1조9738억 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새 제도의 보험금 누수 방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세대는 2021년 7월 이후 판매된 상품으로,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약 10.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도 지난 1년간 비급여 보험금을 100만 원 이상 수령해 보험료가 할증될 대상은 4세대 가입자 중 1.3%로 추정하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13.8%로 전년 대비 22.3%포인트가 올랐을 뿐만 아니라,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 폭(18.5%포인트)보다 높았다. 손해율은 납입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로, 손해율이 크면 보험사들의 적자 규모가 커진다는 뜻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건당국이 비급여 진료의 단가와 횟수를 통제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