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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땐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싸우겠다”던 구국 영웅

  • 입력 2024-06-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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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16년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1회 장진호전투영웅추모식에서 이종연(왼쪽) 변호사가 존 E 베슬리 미 장진호전투협회 회장의 추도사를 통역하고 있다.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자료 사진



■ 그립습니다 - 재미교포 이종연 변호사(1928~2024)

매년 6월이면 텅 빈 마음을 느낀다.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는데 덜 채워진 느낌은 무엇 때문일까. 6·25와 월남전 그리고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하여 훈장을 받은 13만 국가유공자들의 마음이 전해진 때문일까. 오늘은 텅 빈 마음에 슬픈 소식까지 더해졌다. 오랜 인연을 이어 온 재미교포 이종연 변호사가 지난 5월 1일 별세하였다는 소식이다. 향년 96세.

1928년 11월 23일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이 변호사는 1948년 고려대 국문학과에서 재학 중이던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미8군 통역관으로 자원 입대했다. 중위 계급으로 미 제1임시해병여단에 소속돼 낙동강 전투에 참가했다가 미 제1해병사단으로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되어 맥아더사령관의 통역도 맡았다. 또한 6·25전쟁 3대 전투 중 하나인 장진호전투에도 참전하여 1952년 4월 미 정부로부터 리전 오브 메리트(Legion of Merit)를 받았다. 미 공로훈장 리전 오브 메리트는 군 복무 중 특별한 공훈을 세운 자를 표창하기 위하여 1942년에 제정한 훈장으로 외국군에게 수여하는 최고등급의 훈장이다. 이후 1967년부터 1987년까지 미 연방 국방부와 연방 법무부 선임변호사로 일한 이 변호사는 미 장진호전투협회(Chosin Few)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와 내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리 단체(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가 2016년 ‘장진호전투 추모 및 기념행사’를 개최하기 시작하면서다. 6·25전쟁 중 미 해병대 1사단이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서 영하 40도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열 배에 달하는 중공군의 포위를 무력화시키고 흥남철수작전을 성공시킨 장진호전투를 기념하고자 미 장진호전투협회와의 교류가 필요할 때 이 변호사는 몸소 가교(架橋) 역할을 해주셨다.

그는 90세가 넘으신 미 장진호전투 참전용사들과 함께 장진호전투 기념행사에 여러 번 참가했으며 올해 제9회 장진호전투 기념행사를 개최할 수 있기까지 많은 도움과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2022년부터는 장진호전투 참전용사들이 연세가 많으셔서 장진호전투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어렵게 되자 우리 단체가 직접 장진호전투 참전용사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때도 이 변호사가 미 장진호전투협회와 장진호전투 기념탑을 직접 안내하고 설명해 주셨으며 장진호전투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에게 우리가 주관하는 초청 위로 및 감사 행사에 참석하도록 연락을 해주셨다.

행사에 참석한 미 참전용사들은 우리를 반갑게 대해주셨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고 6·25전쟁에 참전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가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

대한민국이라는 낯선 나라의 자유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희생하신 참전용사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참전용사들이 바라는 것은 피로 지킨 대한민국이 후손 대대로 자유와 평화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지난해 6월 미국을 떠나올 때 이 변호사가 손을 잡으면서 “조국이 어려움에 처한다면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싸우겠다”고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 이 변호사가 다시는 조국으로 돌아올 수 없지만 늘 조국을 위해 기도해주시리라 믿는다. 만날 때마다 늘 웃음을 보여주시면서 누구보다도 조국을 사랑하셨던 영웅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오늘따라 텅 빈 마음이 더해진다. 6·25전쟁 기념일을 맞아 ‘구국의 영웅’ ‘한미유대 강화의 산증인’이셨던 이 변호사의 이름을 크게 불러본다. 이종연 선배님! 영면하시옵소서!

김정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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