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성호 기자

■ 파워인터뷰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누구

“주베트남 대사로 있을 때 현지에서 기업인들과 만나고 지원하는 일에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기업인들이 ‘대사관 문턱을 낮춰 많은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했을 때가 자주 떠오릅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기부 장관이 된 소감에 대해 “전혀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기업인들과 자주 소통했던 만큼 중기부 장관 업무가 그렇게 낯설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중기부 장관 지명 당시 전문성 부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이었다.

2017년 부처로 승격된 뒤 중기부 역대 장관은 모두 정치인들이었다. 홍종학·박영선·권칠승·이영 전 장관 모두 국회의원 출신이다. 오 장관은 “중기청이 중기부가 됐을 때, 역량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와서 조직 위상을 높이고 확장하는 그런 과정이 있었다”며 “다만 지금은 넓어진 지형 속에서 조직을 관리하고 단단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공직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제가 분명 잘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오 장관에게는 최초 외무고시 출신 여성 차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화여대 졸업생 중 최초 외교관이자 첫 여성 유엔 과장이기도 하다. 그는 “모든 자리를 거치면서 쉬지 않고 능력을 증명해야 했는데, 어려움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런 환경이 나를 단련시켰다”며 “오히려 유리천장이 보였기 때문에 덜 답답했고, 때로는 몰아닥치는 커다란 파도에 쓸려가지 않기 위해 저항하지 않고 유연하게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생각보다 긍정적이어서 일을 잘 마무리하고 성과를 이뤄내는 것을 즐겼다”며 “무엇보다 이 세상에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노력을 인정해주고 도와주는 멘토이자 선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다”고 했다. 오 장관은 청년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은 역량이 뛰어나고 준비도 잘 됐지만,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에 대해서만 준비가 됐다는 인상도 많이 받는다”며 “인생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고 정답이 없는 길도 참 많은데,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각자 삶을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상에서 지치거나 초심을 잃을 때마다 꺼내 보는 애독서로, 개인주의보다는 공동체 철학을 강조한 점이 마음에 든다”며 프랑스 문호 생텍쥐페리의 저서 ‘야간비행’을 추천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1964년 경남 마산 출생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외무고시 22회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주유엔 차석대사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파견 △주베트남 대사 △외교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