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거리로 나온 소상공인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 앞 인근에서 ‘2024년도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국회 앞 2000여명 ‘동결’촉구
“소상공인 지원도 法에 명문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을 이틀 앞둔 25일 소상공인 2000여 명(소상공인연합회 추산)이 국회 앞에 집결해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 적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내수침체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1만 원대에 진입하면 750만 명에 이르는 소상공인 경제가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전국 17개 광역지회 회원 등 소상공인 200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최저임금 인상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단상에 오른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장은 “전체 숙박 사업주 가운데 최저임금조차 벌지 못하는 업주 비율이 40%에 육박한다”며 “코로나19 때 받은 각종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오르면 폐업을 피할 길이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우리나라 숙박 분야 고용률이 외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데, 폐업이 현실화할 경우 전체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충남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조세제(75) 씨는 “지난 10년 새 최저임금은 90% 가까이 인상됐지만, 소상공인 여건은 갈수록 나빠져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며 “대기업보다 지급능력이 훨씬 떨어지는 만큼, 영세 소상공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황규훈(58) 씨는 “근로자까지 포함한 국내 소상공인 사업장 종사자가 1050만 명으로, 전체 사업 종사자의 45.8%에 이른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특히 저숙련 근로자들의 일자리 터전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한 고용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기준 소상공인연합회장 직무대행은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에게 ‘고용하지 않는 것’과 ‘문을 닫는 것’ 중 하나를 강요한다”며 “차라리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하고 최저임금법에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은 업종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 노동생산성 등에 차이가 나는 만큼, 업종별 구분 적용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