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일 오후 수인분당선 구성역 2번 출구에서 바라 본 탄천 너머 아파트 단지 모습. 이소현 기자

GTX-A 완전 개통 시점 안갯속·당장 강남권 오갈 땐 편의 크지 않아
"삼성역 개통·플랫폼시티 첫 삽 뜨면 가치 상승 본격화"
오는 29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구성역 개통을 앞두고 수혜 단지로 꼽혀 온 경기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 가격 움직임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삼성역 개통 시점이 안갯속인 탓에 GTX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대 개발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지난 3월 동탄역 개통 이후 줄곧 저조한 열차 이용률이 이번 구성역 개통으로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구성역 인근 구축 아파트인 삼거마을삼성래미안1차와 블루밍구성더센트럴의 상반기 거래 건수는 각각 11건과 13건에 그쳤다. 실거래가도 경기 남부권 집값이 고공 행진하던 2021년쯤 최고가를 찍더니 최근 실거래가는 전고점 대비 20~30% 떨어졌다. 일대 유일한 신축 아파트인 ‘e편한세상 구성역 플랫폼시티’ 매물만 잔금일이 도래하면서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 단지 역시 ‘완판(100% 계약 완료) 되지 않아 일부 잔여 가구를 대상으로 입주자 모집을 진행 중에 있다. 구성역은 개발이 예정된 초역세권의 경우 기대감이 매우 큰 반면, 도보로 10분 이상 걸리는 단지들은 GTX 호재가 선반영 돼 추가로 눈에 띄는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삼성역 개통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플랫폼시티 등 초역세권 개발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상당 기간 GTX 이용객 수에는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에 들어설 예정인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설계 변경안과 관련해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이 여파로 GBC 사업이 지연되면 GTX-A 삼성역이 포함된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도 덩달아 늦어질 전망이다.

삼성역까지 개통되지 않으면 강남권 진입 때 GTX 이용에 실익이 없다는 점도 수요가 옮겨가기 어려운 이유로 지적된다. 구성역에서 수서역까지 수인분당선을 이용하면 36분이 걸린다. GTX가 뚫리면 탑승 시간은 15분으로 줄어들지만, 강남역 등 주요 업무 지구까지 가는 길을 더욱 복잡해진다. 주 3회 이상 강남역을 오가는 인근 단지 주민은 "당장은 비싼 요금을 내가며 GTX-A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구성역에서 수인분당선을 타고 미금역이나 정자역에서 환승 하면 신분당선으로 강남역까지 30분 소요 되지만, GTX를 이용할 경우 임시 종착역인 수서역에서 수인분당선 또는 3호선으로 한 번, 그 다음 2호선으로 또 한 번 갈아타야 해 이용객 입장에선 활용도가 떨어진다.

다만 이번 개통을 계기로 구성역 초역세권 개발이 탄력을 받은 만큼 수년 내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GTX 교통 호재가 실현되려면 단순히 서울 접근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일자리가 같이 가야 한다"며 "삼성역이 개통되고 플랫폼시티가 첫 삽을 뜨면 가치 상승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랫폼시티는 용인시가 GTX 구성역을 구심점으로 기흥구 보정·마북·신갈동 일원 75만7186㎡에 조성하는 경제 도심형 복합자족도시다. 판교테크노밸리 4배 규모로,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30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