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대북송금 조작수사’ 주장

“언론은 검찰 애완견” 발언도 논란
국힘 “이재명, 진실 드러날까봐 판단력 잃어”

언론을 향해 “검찰 애완견”이라고 발언해 여권 등의 비판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재차 언론 책임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기소 결정에 관여한 대검찰청·수원지검 검사들의 명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신상털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에 묻겠다. 북한에 현금을 몇억, 몇십억씩 주면 유엔 제재 위반이고 국가보안법·외환관리법 위반인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런 상식도 모르고 북한에 현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아무 관계도 없는 경기도만을 위해 처벌을 감수하며 100억 원씩이나 북한에 줬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도 했다. 그는 “증거고 뭐고 다 떠나서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상식에 어긋난 주장을 검찰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언론을 향해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며 “판단은 역사와 국민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거법 위반 재판에 출석하면서 제3자 뇌물죄 등으로 기소된 것을 두고 “언론은 검찰 애완견”이라고 주장한 것을 되풀이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희대의 망언이라며 공세를 벌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가 3개 재판을 받는 도중에 제3자 뇌물 혐의까지 추가됐다”며 “진실이 드러날까봐 정상적인 판단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이 대표를 제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법사위를 통해 이 대표 기소 결정에 관여한 검사들의 명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 이 대표 수사를 맡고 있는 수원지검 형사6부 조직도와 함께 검사들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에 기소 결정에 관여한 검사들의 신상을 공개해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타깃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 팬카페와 친야 성향 유튜버를 중심으로 이 전 부지사 1심 재판부 판사 탄핵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