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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로 올라온 대마초… “기호용 허용을” vs “건강에 악영향”

황혜진 기자
황혜진 기자
  • 입력 2024-06-11 09:14
  • 수정 2024-06-1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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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미국에서 연방 차원의 마리화나 합법화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용기 위에 성조기와 마리화나 건초가 놓여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Global Window - 다시 떠오른 합법화 논란

美, 타이레놀 수준 재분류 이어
연방차원서 기호용 허용 추진
젊은층·유색인종 표 겨냥 분석

세계 50여국 의료용 판매허용
태국, 부작용 따라 금지국 유턴
학계선 건강 연구결과 엇갈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기호용 마리화나 이용·판매가 허용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한 시민이 마리화나를 주문하고 있다. AP 뉴시스



‘마리화나(대마초) 합법화’를 둘러싼 논란이 국제사회에서 재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주 단위를 넘어 연방 차원에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하고 나선 반면, 기호용까지 합법화했던 태국이 재금지에 나서면서 타당성 논란이 재점화한 것이다. 학계에서도 마리화나에 대한 상반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어 지난 2013년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양지로 올라온 마리화나 합법화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대선 앞두고 의료용 이어 기호용 합법화 급물살 = 미국에서는 마리화나가 주 단위를 넘어 연방 차원에서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빨라지고 있다. 마리화나를 타이레놀 수준의 저위험 약물로 재분류하는 안에 이어 완전 합법화를 위한 법안이 의회에 제출된 것이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을 감독하는 법무부는 지난 4월 말 마리화나를 헤로인, 엑스터시, 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LSD)와 같은 1군 약물에서 제외하고, 타이레놀 등 해열제와 같은 3군 약물로 낮추는 재분류 안을 백악관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즉각 승인했다. 이후 재분류 확정의 마지막 관문인 공개 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미국 내 마리화나에 대한 우호 여론이 우세해 재분류 확정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 조사 결과, 미국인 88%는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에 찬성했고 5분의 3가량은 오락용으로까지 합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워싱턴 DC를 비롯한 24개 주에서는 기호용으로, 38개 주에서는 의료용으로 마리화나가 합법이다. 재분류가 이뤄지면 기호용은 여전히 불법이지만 대마초 소지와 유통에 대한 형사처벌이 줄어들 전망이다.

의회에서는 기호용까지 연방 차원의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민주당 상원의원 18명은 지난달 2일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재상정했다. 이 법안은 약물 소지 및 사용 등을 제한하는 ‘통제물질법(Controlled Substances Act·CSA)’ 목록에서 마리화나를 없애고 세금을 부과하는 등 연방 규정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미 정부와 정치권의 마리화나 합법화 속도전에 대해 액시오스 등 미 언론은 11월 대선과 의회 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젊은층과 유색인종의 표를 잡기 위한 행보로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98년 상원의원 시절에만 해도 “마리화나 합법화는 재앙이 될 것”이라며 마리화나 합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2020년 대선 당시 마리화나 합법화 공약을 내걸었고 대선을 8개월여 앞둔 지난 3월 국정 연설에서 재선 성공 시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겠다고 재차 공언했다. 다만 공화당 내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아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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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국가 늘었지만, 유턴 국가도 = 미국 외에도 마리화나 합법화에 나서는 국가는 늘고 있다. 우루과이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이후 캐나다, 멕시코, 몰타, 룩셈부르크, 조지아,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이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합법화했다. 네팔은 지난달 28일 51년간 금지해온 마리화나 재배와 의료용 소비를 허용했다. 네팔을 포함해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를 허용한 국가는 핀란드, 우크라이나, 영국 등 50여 개국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2018년 1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마리화나의 의료용 사용이 합법화됐다. 희귀·난치질환 환자는 치료용으로 칸나비디올(CBD)을 포함한 대마 성분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보건당국에 제출하면,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해당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남미국가인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도 최근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합법화 사유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해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이를 통해 세수를 늘리기 위함이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약 437억2000만 달러였던 전 세계 마리화나 시장규모는 매년 34.03%씩 성장해 2030년 4443억4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의료용도 2018년 63억3810만 달러에서 2026년 269억2040만 달러로 연간 20.4%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합법화 효과가 미미하고 부작용이 부각되자 태국은 최근 마리화나를 마약류로 재지정했다.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대마를 합법화한 지 2년 만에 금지국가로 돌아선 것이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난달 보건부에 마리화나를 마약에 다시 포함시키는 내용의 규정 개정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통제하에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기호용 사용은 금지될 예정이다.

◇치료 효과 vs 부작용… 학계 연구 결과 엇갈려 = 마리화나의 중독성과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놓고 학계는 여전히 논란 중이다. 미국에서는 마리화나의 위험을 부정하는 연구와 긍정하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약물 남용 및 정신건강서비스국 조사에서는 마리화나를 사용해봤다는 12세 이상 미국인의 답변은 2014년 44%에서 2022년 47%로 3%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또 청소년의 정기적 사용은 1970년대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마리화나 이용으로 인한 정신병으로 의료비를 청구할 상관관계도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에이브라 제퍼스 박사는 지난 2월 마리화나 사용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매일 마리화나를 사용할 경우 심장마비 위험은 25%, 뇌졸중 위험은 4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 약물 남용 연구소의 노라 볼코프 소장도 “마리화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중독, 호흡기 문제, 사고, 정신병,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건강 문제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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