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세계인의 관심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해 최소 15개 국가와 국제기구를 이번 G7 정상회의에 초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15일(현지시간)에는 스위스에서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열린다. 또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납치된 인질 4명 구출에 성공한 가운데, 인질 구출을 이유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량 살상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어 향후 전쟁 향방에 시선이 쏠린다.

이미지 크게보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1콕: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 이탈리아, 아프리카·지중해 이슈 위주로 초청국 선정…한국은 불참=올해 G7 정상회의는 오는 13∼15일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서 열린다. 올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아직 G7 정상회의 초청국 명단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자국 내 이민 문제와 연결된 아프리카·지중해 이슈 위주로 대상국들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이집트, 튀니지, 케냐, 알제리와 G20 회의의 지난해·올해·내년 주최국인 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번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교황은 인공지능(AI) 세션에 참가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지난해 일본의 초청을 받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올해는 초청받지 못했다. G7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서방 7개 선진국 그룹으로, 그해 의장국은 국제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가를 재량껏 초청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2콕: G7 정상회의 이어 곧바로 우크라 평화회의…러·중 불참 속 우크라 종전 문제 논의=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스위스 15∼16일 스위스 니드발덴주(州)의 휴양지 뷔르겐슈토크에서 열린다. 이는 세계 각국 대표가 모여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회의로, 분쟁 중재 경험이 많은 중립국 스위스가 올해 1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받고 개최를 결정했다. 현재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70여개국 대표가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러시아는 초청받지 못했으며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미국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도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어느 수준에서 참석할지를 검토 중이다.

한편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도 훼방을 놓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회담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다른 나라들에 참여하지 않도록 만류하거나 하위급 대표단을 보내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국가에 이런 시도가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쿨레바 장관은 "이런 시도는 전례 없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가자지구에서 구출된 여성 인질(왼쪽)이 친척과 이스라엘군 특수부대원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3콕:인질 4명 구하려 236명 살해…이스라엘 학살 논란=이스라엘군은 지난 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4명을 구출하는 과정에 사상자 수백명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CNN에 따르면 가자지구 당국은 이날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뤄진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 도중에 최소 236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CNN은 이들 사망자 시신이 병원 2곳으로 옮겨졌다고 현지 의료진을 인용해 전하며 정확한 사상자 수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작전 지역에서는 격렬한 포격과 공습이 목격됐다. 당시 누세이라트에서 물건을 사던 중이었다는 주민 니달 압도는 "엄청난 폭격이 있었다"며 "10분도 안 돼 150발의 로켓이 떨어진 것 같았고 우리가 도망치는 동안 시장에 더 많은 로켓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리에서 어린이들도 숨진 상황을 전하며 "생지옥이었다"고 부연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작전에 대해 "문명과 인류의 가치가 결여된 잔혹한 범죄"라며 "무고한 민간인에 대해 끔찍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서방에서도 규탄 목소리가 나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X에 올린 글에서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보렐 대표는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유혈사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했다는 항변을 이번 작전에서도 되풀이하며 민간인 살상 논란을 외면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자국군이 인질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민간인 지역으로 진입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100명 미만의 팔레스타인 사상에 대해 알고 있다"며 "이 가운데 테러범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타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인질 구출 작전에 대해 "이스라엘은 테러리즘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성과이자 증거라고 자평했다.

이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