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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속 동북아 ‘힘의 균형’ 필요성… 美 일부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김규태 기자
김규태 기자
  • 입력 2024-06-05 09:08
  • 수정 2024-06-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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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y - ‘핵무장론’ 왜 나오나

잇따른 北도발에 긴장감 고조
초토화 위협 속 대량살상 우려
美 대선 앞두고 트럼프 진영서
韓 핵공유 우호적 목소리 커져

“핵도미노 야기” 일각선 신중론
美 국무부선 “배치 계획 없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우리를 겨냥해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초대형 방사포(KN-25) 18발을 발사했다. 포탄 방향을 남측으로 돌렸다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주한 미군 공군기지가 있는 전북 군산 등 비행장이 사정권 안에 들어온다. 우리가 SRBM에 민감한 것은 북측이 핵을 탑재한 미사일로 남한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의 핵무기를 통한 대량 살상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도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때마다 거론되는 게 ‘핵무장’이다. 북·중·러의 군사 협력을 통한 한반도 긴장 상황 속에서 북한의 핵탄두 개발 및 핵·미사일 고도화, 핵전쟁 위협 등 도발이 계속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재개하고, 무기를 첨단화하고 있지만 핵을 지닌 북한과 힘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군사적 명분도 있다. 핵확산은 ‘절대 불가’라던 미국에서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전술핵 공유’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무장’ 방법은 다양한데,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돼 있는 만큼, 직접적인 핵무기 개발보다는 미국의 전술핵 공유를 통한 간접 핵무장 방식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가 전술핵을 보유할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재래식 전력 대응 및 미국 핵우산’에 전적으로 의지해온 우리 군으로선 최강의 공격 수행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핵 공격에 핵으로 맞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 한반도 전술핵 무장론에 우호적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고 한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무기 공유를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도 같은 달 15일 “우리는 동아시아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핵무기를 이 지역에 재배치하기 위한 옵션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한·미 간 확장억제(핵우산) 강화를 통해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에서 핵 무장론으로 180도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는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술핵은 실전용으로 전진 배치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군사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고 최근 전술핵 공동 훈련을 본격화했다. 미국도 핵무기를 자체 보유한 영국에 전술 핵무기인 B61-12를 배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호주, 영국과 삼각 동맹인 ‘오커스(AUKUS)’를 체결한 미국은 2030년 호주에 핵 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이는 미국이 추진해온 비핵확산 정책 실패로 동북아 국가 핵 도미노 확산과 북한 핵 인정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남북 간 ‘강 대 강’ 대치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일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핵무장이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는 일관되게 부정적이다. 미국 국무부도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한국 정부가 전술핵을 배치하면 더 이상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요구하기 어려워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군사적으로도 북한이 우리가 핵이 없기 때문에 미사일 시험 등 상대적으로 저강도 무력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데, 핵 보복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순간 먼저 핵을 동원한 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러시아·중국 등 인접국들의 반대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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