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총파업 찬반 투표 예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대정부 투쟁 방향을 정하기 위한 회원 대상 총파업 찬반 투표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 직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의대생 ‘연기’ 요구에 특혜논란 가중
정부 “전공의 사직서 수리여부 논의 중”

의료계에서 연 1회 시행 중인 의사 국가시험 횟수를 늘리는 ‘수시 실시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 국시 실기시험을 예년과 동일하게 오는 9월 2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동맹 휴학’ 중인 의대생이 국시 연기를 요구하면서 다른 국시 응시자와 달리 특혜를 받으려 한다는 불공정 논란이 불거진 만큼 전문가들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학교와 병원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올해 의사 국시 실기시험 계획을 이날 공고하고, 9월 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법 시행령에 따라 시험 시행계획은 90일 전까지 공고해야 한다. 조 장관은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응시자들에 대한 신뢰 보호를 위해 예년과 동일한 시기에 시험을 시행한다”며 “현재 많은 의대생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 정상적인 시기에 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데 조속히 수업에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의대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정부는 예정된 시기에 시험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의료계에서는 정부가 전문의 시험과 의사 국시를 분기별 또는 수시로 치르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의사단체 고위 임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 고위당국자가 ‘수시 실시’를 여러 복안 중 하나로 검토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경우 공정성 논란은 불가피하다. 의대생 유급 방지책으로 제시된 국시 수시 실시설은 일반 학생이나 응시자는 누릴 수 없는 특혜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지난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국시를 거부하자 2021년 상·하반기에 나눠 실시해 미응시자들을 구제했다. 정부의 구제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집단이익을 위해 단체행동을 쉽게 옮기는 빌미를 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시 실시설’은 정부의 유연한 처분을 낙관적으로 해석해 의사 단체가 확대 재생산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공의들은 5월 말 전문의 시험을 위한 복귀 시한을 두고 추가 수련 기간을 임의로 산정해 ‘8월 복귀’로 부당하게 법을 해석한 바 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국시 추가 시행 등을 논의하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줬기 때문에 이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본인 이익을 위해서라도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7대 요구 중에서 ‘의대 증원 백지화’를 제외한 개선사항을 정책에 반영할 계획도 있다면서 병원 복귀를 촉구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공의 사직서 수리 요구에 대해 “정부 내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그 부분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실장은 전문의 추가 시험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