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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기간이 짧지 않고 스토킹행위의 횟수도 많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

법원은 전처와 그 가족들을 지속적으로 스토킹한 A 씨를 이같이 질책하면서도 실형을 선고하지 않았다. 이혼 후 홀로 딸을 키운 정상을 참작했기 때문이다. 딸을 키우는 아버지가 스토킹범이 된 사정은 다음과 같다.

지난 2020년 A 씨는 전처인 B 씨와 결혼 약 2년 만에 이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 딸의 양육은 A 씨가 맡게 됐다. 그러나 B 씨는 이혼 후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불만을 가진 A 씨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1월까지 B 씨와 그 가족에게 연락해 따졌다. A 씨는 "부모로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것을 해라" "2년 동안 나 혼자서 (아이) 돌본 금액 보내라" "법으로 정해준 기본 의무가 있다"는 등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또 A 씨는 B 씨의 가족에게 "아버님 어머님 저는 일도 그만두고 빚내가며 OO이(딸) 키우고 있습니다" "저는 밉더라도 OO이 생각해 꼭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는 등 양육비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화가 난 A 씨는 "인간 같지도 않은 악마들아" "천벌 받을 인간들아" "양육비 보내라고"라는 등 수백 번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A 씨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이원재 판사는 최근 A 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A 씨에게 40시간의 스토킹범죄 재범예방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법원은 A 씨가 저지른 죄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도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다. 특히 법원은 "A 씨가 이혼 후 홀로 딸을 키우면서 주로 양육비 지급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들과 갈등을 빚었고 그 과정에서 범행에 이른 것이므로 범행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이번에 한해 A 씨의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판시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