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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 총선 캐스팅보트 떠올라

부패 의혹 수감뒤 가석방 이력
출마자격 박탈에 반발표 결집

제이컵 주마(사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오는 29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자신이 몸담았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최대 경계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마 전 대통령이 이끄는 신생 야당 ‘움콘토 위시즈웨’(MK)가 ANC의 표를 잠식, 야권에 더 유리한 선거판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주마 전 대통령이 이번 남아공 총선에서 잠재적 킹메이커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9년 집권한 주마 전 대통령은 정경유착 등 부패 의혹으로 2018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선거 패배를 우려한 ANC가 주마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려서다. 이후 주마 전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하며 반부패 조사위원회 출석을 거부하다가 헌법재판소에 의해 법정 모독죄로 15개월 형을 선고받고, 지난 2021년 7월 수감됐으며 그해 9월 의료적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수감 당시 그의 출신지인 콰줄루나탈주(州) 등에서 헌재 판결에 반발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350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각종 부패 의혹에도 열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입증한 셈이다. ANC와 각을 세운 주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MK를 창당,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끄는 ANC는 더는 64년 전 내가 합류한 ANC가 아니다”라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또 그는 자신이 사법부의 표적이 됐다고 주장하며 사법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MK는 ‘캐스팅보트’로 부상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마크데이터가 20일 발표한 총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MK는 원내 제2야당인 급진 좌파 경제자유전사(EFF)당을 앞지르며 ANC와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에 이어 3위로 치고 올라왔다. MK의 지지율은 14.1%를 기록하며, 3일 만에 약 4%포인트 오르는 등 총선을 앞두고 상승세다. 알자지라는 “MK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MK가 주마 전 대통령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주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헌재가 범죄 경력을 이유로 주마 전 대통령의 총선 출마 자격을 박탈한 점이 오히려 이번 총선에서 MK에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마 전 대통령이 자신이 ANC에 의한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헌재 판결이 그러한 인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스티스 말랄라 정치 평론가는 “ANC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할 경우, MK와 연정을 구성해야 할 수도 있다”며 “주마 전 대통령이 차기 정부에서 영향력 있는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