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논란 더 커질 듯

대학들이 의대생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1학기 유급 미적용’ 특례 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학교 현장을 떠난 의대생들을 위해 대학이 학칙 개정까지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특혜 시비’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37개 대학이 지난주 제출한 의대 학사운영 관련 조치계획에는 일부 대학이 1학기에 한시적으로 유급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특례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 대학은 학생이 학점 미취득(F) 과목에 대해 2학기에 이수하도록 기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대부분 의대의 경우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이나 4분의 1 이상 결석한 학생에게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을 경우 유급된다. 의대생의 수업 거부가 두 달 넘게 장기화하면서 수업을 개강한 일부 의대에서는 이들의 유급 시점이 도래할 수밖에 없는데 학칙에 특례를 적용해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기제’를 ‘학년제’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밝혔는데, 이 경우 이론적으로 2024학년도 학사일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2월까지만 30주 수업을 마무리하면 된다.

의대 실습과 관련해서도 각 대학은 교육과정을 변경하거나 실습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본과생은 교육과정상 실습수업이 대부분 3학년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3학년 교육과정 내 실습시간 확보가 어려울 경우 4학년 교육과정에서 보완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학들은 주말 등을 활용해서 실습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특히 본과 4학년 학생들을 위해 9월 시작하는 의사 국가시험 일정과 7월 원서접수 기간을 연기하는 방안을 대학들이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대학들이 의대생을 위해 교육과정 및 학칙을 조정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면서 특혜 논란은 거세질 조짐이다. 이미 각 학교에서 의대생을 위한 온라인 수업 확대, 개강 연기 등을 시행 중인 상황이어서 다른 전공 학생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